남북은 전날 10시40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이날 4차 수석대표 접촉까지 모두 5차례 공식접촉을 가졌다. 그러나 11일 오후 6시8분 시작돼 1시간7분간 진행된 1차 수석대표 접촉을 빼고는 모두 1시간 미만 회동에 그쳤다.
남북이 공식적으로 회담 테이블에 마주앉은 시간을 합산하면 177분으로, 채 3시간이 안된다. 남북이 회담장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한 이래 30여 시간을 체재한 점에 비춰보면, 대화의 진전이 매우 더딘 셈이다.
회담 의제를 놓고 남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북측은 2008년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전날 오전 전체회의와 오후 2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에서 의제 조율이 여의치 않자, 이날 다시 오전·오후 1차례씩 수석대표 접촉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하지만 이날도 합의 도출 소식은 저녁 때까지 전해지지 않았다.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3차 수석대표 접촉 뒤 취재진에게 “나도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면서 회담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내비쳤다.
남측 대표단의 다른 관계자도 ‘저녁 TV뉴스 때까지 성과가 나오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남북 양측이 회담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회담 결렬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황 차관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면서 “끝난다고 했다고 했다가 새벽 6시까지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회담에 나선 북측 대표단도 취재진에게 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관계자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고 마주 앉은 것 아닌가. 남북이 서로 의견차가 있으니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현재 연락관 접촉채널을 수시로 가동하면서 회담일정과 의제에 대해 지속 협의 중이다.
이번 회담에 나선 남측 대표단은 황 차관을 비롯해 김의도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다. 북측은 수석대표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황철 조평통 서기국 부장,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참사 등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