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생 250여명 수업 듣던 상가 화재…아찔했던 상황

연기 들이마신 160여명 병원 진료 받았지만 대부분 경상

11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 서영빌딩 건물의 외벽이 새카맣게 그을려 있다.(사진=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제공)
펑펑펑!

"건물에서 뛰어나오자 1층 주차장에서 차량이 폭발했어요, 바로 소방서에 신고했습니다"

옆 건물에서 근무중이던 신기중(58.남)씨는 화재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신씨는 "불길이 1층 주차장을 삼키고 윗층으로 번지고 있었다"며 "2층에 사다리를 연결해 우왕좌왕하는 학생들을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11일 저녁 8시 18분쯤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12층짜리 상가건물 1층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위쪽으로 타고 올랐다.

당시 학원이 입주해 있는 2층에는 고등학생 250여명이 수업중어서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권오덕 분당소방서 소방위는 "불길을 헤치고 지하로 내려갔더니 학생 수십명이 대피해 있었다"며 "긴급하게 밖으로 이동시키고 1층부터 불길을 잡아나갔다"고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화재로 160여명이 연기를 들이마시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하지만 건물 내에 있던 290여명이 급하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상가건물은 불이 외벽을 타고 12층까지 치솟으면서 외부 유리창이 깨지고 벽은 불에 그을려 폭탄을 맞은 듯 처참했다.

분당소방서 등 인접 6-8개 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관들은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산소통을 메고 혹시나 있을 지 모르는 실종자를 찾아 지하부터 12층까지 샅샅이 훑었다.

또 고층빌딩용 사다리형 소방차도 동원돼 12층은 물론 옥상까지 쉴 새 없이 물을 뿜어댔다.

화재가 발생한 지 4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주변에는 매캐한 유독가스가 자욱했고 인근 주민들은 눈과 코를 막고 화재 진화 현장을 지켜봤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를 접수한 직후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한때 소방서 10곳의 인력과 장비가 진화작업에 동원되기도 했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6∼8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화재규모가 커지면 3단계까지 확대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1층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불길은 잡았지만 혹시나 있을 지 모르는 실종자 수색 작업을 새벽까지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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