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후폭풍 소비자로 향하나

불붙은 카드사 부가서비스 줄이기 경쟁

(사진=자료사진)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의 대폭 인하가 소비자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1.5%였던 우대금리 수수료를 절반 가까운 0.8%로 내림에 따라 6~7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발빠르게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거나 혜택이 비교적 알찬 신용카드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혜택의 폭이 큰 카드들의 발급 중단이다.

신한카드는 The ACE SKYPASS 카드, Hi-Point RPM 카드 등 10개 카드를 내년부터는 발급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모두 주유시 적립금이 쌓이거나 항공마일리지 혜택이 있는 카드들로 카드사용시 소비자들에게 쏠쏠한 이익을 돌려줬던 카드들이다.


KB 국민카드도 '포인트리' 시리즈 4종을 비롯해 27개 카드들의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존의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 혜택의 축소도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내년 1월 5일부터 일부 카드 포인트의 항공·호텔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변경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삼성카드 포인트 15점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1 마일리지로 바꿔주던 것을 내년부터는 대한항공의 경우 포인트 25점, 아시아나항공은 20점이 있어야 1 마일리지로 바꿀 수 있다.

카드사들의 혜택 축소는 이미 수수료 인하 결정 전부터 진행형에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카드사 부가서비스 현황' 자료를 보면 카드사들은 최근 3년간 금감원에 총 79차례의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변경을 신고했다.

대부분 약관변경이 고객 혜택 축소나 폐지 내용이었는데 우대수수료가 깎인 후부터는 혜택 축소의 폭과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이번 수수료 인하의 여파로 수천억원 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므로 어느 정도의 부가서비스 제한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영세상인들에 대한 우대수수료만 인하시켰다고 강조하지만 카드사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형가맹점들이 벌써부터 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는 등 카드사들의 이익은 더욱 쪼그라들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정치적 결정으로 줄어든 카드사들의 이익을 고객에 대한 혜택을 줄여 벌충하는 행위가 과연 정당하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써왔던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이 갑자기 줄어들거나 기존의 카드발급이 중지된다면 카드소비자들의 불만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발생한 손실을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한 공급자 중심의 영업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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