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9일 “우리 측은 미국 측으로부터 큰 틀에서 21개 항목에 대해 기술이전을 받기로 했다”고 미국과의 기술이전 협상 결과를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 1~3일 박신규 사업관리본부장을 단장으로 하고, 국방부·외교부 관련자를 포함하는 정부대표단을 미국 워싱턴에 파견해 미국 록히드마틴 등과 관련 협의를 벌였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서울에서 협상이 진행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우리 측이 요구한 21개 기술에 대해 현지시간으로 11월 30일, 우리 시간으로 12월1일에 EL 승인을 했다. “11월 중 EL이 이뤄질 것”이라던 당초 방사청의 예상은 하루 차이로 틀린 셈이다.
미국 정부는 우리 대표단에 “KFX 사업에 대해 가능한 한 최대한도(maximum extent possible)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이 받기로 한 기술은 헬멧 시현장치(HMD) 통합기술, 항공전자시스템 운용프로그램(OFP) 설계기술, 공중급유장치 통제설계기술 등이다.
F-35 전투기 판매에 따른 절충교역 당사자인 록히드마틴 측은 미 정부의 EL을 근거로 우리 측과 기술이전을 위한 수십장 분량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21가지 기술의 세부항목에 대한 이전 방식과 시기 등이 기록됐다. 다만 시제기 시험평가기술 등 시급하지 않은 세부기술의 이전은 추후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내년 1월 중 록히드마틴 측과 세부 기술이전 관련 협상을 다시 할 계획이다.
방사청은 “일부 기술적으로 구체화가 필요한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 중에 추가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업 진행단계에 따라 특정 기술의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전 관련 협의는 계속된다”며 “과거 T-50 고등훈련기 개발 때는 기술이전과 관련해 11차례 MOU 개정이 이뤄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이번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에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항공우주(KAI)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은 “정부는 이번 결과를 반영해 사업 착수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21개 기술에 대한 EL 승인으로 연내 사업 착수를 위한 조건이 갖춰졌다. 세부항목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