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국회 무시한 언어 품위 논란

■ 방송 : CBS라디오 [이재웅의 아침뉴스] (12월 9일)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이재웅 앵커

▶ 조계사에 은신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체포 시한이 오늘 오후 4시로 다가오면서 영장집행 여부가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오늘로 종료되지만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샅바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에 대한 비주류측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다양한 중재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부대를 지휘 총괄하는 전략군을 제재 대상에 전격 지정했습니다.

▶ 서해대교 사고가 인재로 드러났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케이블 유지관리 업체를 선정하지 않고 1년 가까이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가오는 통첩시한…'한상균 체포' 9일 분수령 될 듯>

조계사에서 은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조계사에 은신 중인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이 경내 진입을 시사하자, 민주노총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경찰이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 오늘 오후로 다가오면서, 논란을 빚었던 영장 집행 여부는 오늘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광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오늘 오후 4시. 어제 경찰이 한상균 위원장의 자진 출두를 촉구하며 보낸 최후통첩 마감시한입니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법치국가에서 법원이 정당하게 발부한 영장에 응하지 않고 공권력이 이를 집행하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국가법질서 체계를 흔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한상균의 도피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습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은 경찰의 이같은 방침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일단 체포가 실제로 이뤄지면 총파업을 포함해 총력투쟁에 나선다는 계획.

또한 경찰이 제시한 마감시한을 전후해 수도권 조합원들을 조계사 인근으로 결집시킬 예정입니다.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은 "이건 위원장 개인에 대한 침탈이 아니라 민주노총 전체, 그리고 노동자들의 운명을 저해하기 위한 시도라고, 공안탄압 시도라고 보는 거구요. 그런 의미에서 총파업으로 맞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한 위원장과 경찰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애를 써오던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경찰 발표에 유감을 표하고, 이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그리고 문화예술계와 학계에서도 오늘 중 조계사를 방문해 경찰의 진압 방침을 규탄하는 성명을 낼 예정입니다.

한편, 경찰이 피의자 체포를 위해 종교시설에 발을 들인 건 13년 전 조계사에서 발전노조원들을 체포했던 2002년 3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여야 첨예대치 '노동관계 5법' 쟁점은?>

(사진=자료사진)
▶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오늘로 종료되지만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샅바 싸움은 끝나지 않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강조한 노동관계 5개 법안의 처리를 두고 여야의 기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장성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일 노동개혁 법안을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새누리당은 5개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연내 처리를 주장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절대 받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노동개혁 5개 법안은 하나의 '패키지법'인만큼 여야 합의대로 임시국회를 열어서 연내에 일괄처리 하는 것만이…"라고 말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정규직 더 양산하는…"라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기간제법은 35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계약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까지 늘리는 게 골잡니다.

파견법은 55세 이상 근로자의 파견을 허용하고, 금형 주조 용접 등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도 허용하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법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파견제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이법을 제외한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재보상법은 약간의 손질을 거쳐 법안처리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여야가 법안 처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새누리당이 내일부터 단독으로 소집한 임시국회에서 법안 연내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대통령 언어의 품격 논란, 말의 인플레이션 >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라고까지 비판하는 등 연일 입법부를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거친 화법으로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 내면서 대통령 언어의 품위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김학일 기자의 보돕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절제'의 함축적 표현으로 유명합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헌 제의를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한마디로 불식시켰고 피습을 당한 뒤에는 "대전은요"라는 말로 선거 판세를 뒤집었습니다.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도 명언입니다.

그런데 최근 화법이 바뀌었습니다.

노동 개혁법 등 법안 처리를 압박하며 구어체 직설 화법으로 심경을 여과 없이 표현합니다.

기를 쓰고 용을 써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집니까? 끙끙 앓는데 먹어라 먹어라 하면 그 병이 낫겠어요?

박 대통령이 이틀 전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한 말입니다.

일반 대중들의 마음에 확 다가오는 강한 표현으로 국회의 무능과 역할 방기를 부각시키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어제는 국회를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라고까지 비판했습니다.

과거의 절제 화법과는 확연히 결이 달라 언어의 품위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법안이 연내 처리되지 않으면 결국 폐기될 수 있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여과되지 않은 강한 표현이 거듭되면 인플레이션처럼 말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방사청, '기술이전 협상' 국회 보고…긍정적 내용 있나?>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사진=윤성호 기자)
▶ 정부가 오늘 한국형전투기, KFX 개발과 관련한 21개 기술이전에 대한 대미 협상결과를 국회에 보고합니다.

긍정적 성과가 보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회가 어떤 판단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장관순 기잡니다.

= 국회 국방위원회는 오늘 오전 10시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 리스크관리 소위'의 첫 회의를 열어, 스물한개 전투기 기술이전 협상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보고를 청취합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한차례, 그리고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또 한차례 진행된 한미 양국간 기술이전 협상의 결과가 보고됩니다.

방사청은 결과가 긍정적이었다는 취지로 보고할 예정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는 예상이 많지만, 그렇게까지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방사청 안팎에서도 '긍정적 시그널이 많았다'거나 '필요 기술 중 상당수가 이전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두번의 협상만으로 스물한개 기술 전체의 이전을 확정받지는 못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추가협상에서 미국 측과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리스크 관리소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위험요인을 신중히 점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방사청으로부터 지금까지 협상한 과정과 내용을 보고받고 우리가 일할 방향을 설정할 것입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을 4개월 남긴 여야 의원들이 소위 활동에 매진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국회의 차원의 KFX 사업 관리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野 비주류, '文 압박' 거세져…'조국 안(案)' 돌파구될까>

(왼쪽부터)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자료사진)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탈당까지 시사하며 칩거에 들어간 가운데, 문재인 대표에 대한 당내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당내에선 여러가지 중재안이 제시되고 있어 과연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박초롱 기자의 보돕니다

=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비주류는 문 대표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비주류 주승용 의원이 어제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물꼬를 텄습니다.

"대표는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혁신을 하지 않고 오히려 패권 정치만 강화하고 있다.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있고, 어제 공식 출범한 이른바 구당모임은 문 대표가 혁신전대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비주류 당직사퇴설, 탈당설도 구체적으로 돌고 있습니다.

파국으로 치닫는 현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 주도의 혁신위에서 활동했던 서울대 조국교수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양쪽의 혁신안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 모두 2선으로 후퇴해 비대위를 꾸리자는 주장을 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도 문 대표가 조국 교수의 안에 맞춰 2선 후퇴하면 안 전 대표로서는 탈당을 이야기하기 부담스러워 진다면서 여러가지 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美, 미사일 지휘 총괄 '북한 전략군' 전격 제재>

▶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부대를 지휘 총괄하는 '전략군'을 제재 대상에 전격 지정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워싱턴 임미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이 오늘 북한의 개인 6명과 단체 4곳을 특별 제재 대상에 지정했습니다.

제재 대상에 오른 개인은 최성일 단천상업은행 베트남 지부 대표와 장범수 단천상업은행 시리아 지부 대표 등입니다.

단체는 북한의 각종 미사일 발사를 지휘 총괄하는 전략군과 해운사 3곳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조선광업개발공사의 대량살상무기 불법거래와 연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 전략군을 제재 대상에 지정한 것은 소니 영화사 해킹과 관련해 북한 정찰총국을 제재했던 것 처럼 실질적 효과 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미사일 개발에 강도높게 대응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이 평화체제 논의 제안 등으로 대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한 기존의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도로공사, 서해대교 케이블 관리업체 없이 장기간 방치>

서해대교 케이블 화재 현장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서해대교 케이블 절단 사고는 사실상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케이블 유지관리 업체를 선정하지 않고 1년 가까이 방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박상용 기잡니다.

= 서해대교는 지난 2000년 11월 준공됐습니다.

10년간의 의무 하자보수 기간도 모두 끝났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는 2011년부터 입찰을 통해 케이블 유지보수 업체를 선정해 관리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업체를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도로공사가 유지보수 관리비를 너무 적게 책정해 업체들이 수익성이 없다며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서해대교 케이블이 사실상 1년 가까이 방치돼 왔던 겁니다.

이런 상황은 인천대교와 부산 광안대교 등 우리나라 해상교량 대부분이 비슷한 실정입니다.

현수교인 부산 광안대교는 올해 전체 유지보수 예산 59억 원 가운데 케이블 관리비는 채 10%가 되지 않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천대교도 시행업체가 자체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수기술이 필요한 케이블 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전국 14개 해상교량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수저' 잡는 강원랜드, 고위층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 본사 로비. (사진=황진환 기자)
▶ 공기업인 강원랜드가 일부 경영진과 지역 유력자의 지인.친인척들을 무더기로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채용 낙방자 다수가 힘없는 지역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폐광지원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

설립취지에 맞게 인력채용에서도 지역에 특전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뽑힌 450여명은 거의 전부가 지역 출신자였습니다.

문제는 당시 채용된 직원 다수가 지역 유력자나 강원랜드 고위층의 지인이라는 점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낙방하는 사람은 연줄이 없는 지역민이나 그들의 아들딸이었습니다.

한 내부 제보자는 투서가 난무하는 등 인사잡음이 커지자 자체감사까지 벌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인력선발은 한마디로 엉망입니다.

학력불문 전공불문,능력불문 등 '3무 선발'에 필기시험은 아예 없습니다.

자연히 연줄이 개입될 여지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좁니다.

심지어 선발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다는 주장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체해결을 요구하면서 관리의 손을 놓고 있습니다.

<아내는 무속인·가족은 이민중…대법 "이혼 가능">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가족들과 이민을 간 뒤 홀로 귀국해 무속인이 된 아내가 이혼 소송을 냈는데, 대법원은 아내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지만 이혼을 하게 해줘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최인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25년 전 결혼해 세 자녀를 둔 A씨는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자 가족들과 함께 이민을 떠나 2000년부터 외국에 정착했습니다.

그러다 4년 만에 귀국해 무속인이 된 뒤로는 다시 가족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11년 동안 혼자 지냈던 A씨.

그는 남편이 자신에게 폭언을 했고, 한국의 친정에서 돈을 구하라고 독촉한 뒤 돌아가지 못했다며 법원에 이혼을 청구했습니다.

1, 2심은 증거가 부족하고, 가족에게 전혀 돌아갈 생각이 없는 A씨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이른바 '유책주의'를 내세워 이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A씨가 유책배우자더라도, A씨가 돌아오도록 노력하지 않은 남편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혼인 기간이 13년이지만 별거 기간도 11년에 이르는데다 무속인이 된 A씨가 평범한 가정생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또 자녀들이 이미 성년이 됐고, 남편이 현지에서 다른 여성과 지내고 있다는 점도 판결의 근거가 됐습니다.

이번 판결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특별한 경우를 '유책주의'의 예외로 확대한 지난 9월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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