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작심한 듯 문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사실상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주 최고위원은 "어제(7일) 문재인 대표와 만났다. 당을 단합시키기 위한 방안과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도부는 혁신에 실패했다. 대표는 시도때도 없이 계속적으로 혁신을 주장하지만,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혁신은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패권 정치만을 강화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동지들을 적대시하며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는 당을 살리기 위한 통합에 나서지 않고 당을 분란에 빠뜨리고 있다"고도 했다.
전날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와 면담을 갖고, 문재인·안철수가 출마하지 않는 전당대회를 연 뒤 천정배 의원과 손을 잡고 야권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두 차례 재보궐 선거 완패와 호남 민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호남은 4월 재보선때부터 '민심의 경고등'을 켰으나, 대표는 호남의 민심을 애써 무시하며 오히려 모욕했다"면서 "민심 회복을 위한 근본적 해법이 필요했으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듯 미봉책만 내놓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는 2·8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당의 중심을 잡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약속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제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남으로써 통합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께도 어려운 말씀을 드린다"면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으로서 수차례 만남을 통해 '계파 패권정치 청산에 따르는 당의 일체화와 통합이 최고의 혁신이며, 총선과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라는데 공감하고, 함께 노력하기로 한다'고 합의했지만 대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제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제가 그토록 재고를 요청한 '19대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과 '선출직 최고위원 궐위 시 선출규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것도 매우 유감"이라면서 "패권주의 민낯을 또 다시 보여주었다"고 쏟아냈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께서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해 주셔야 한다"며 대표직 사퇴 결단을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그는 "부디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들을 척결해야 할 적으로 생각지 마시고,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혁신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 밖에 없다"면서 "오늘 비록 지도부에서 물러나지만,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치 혁신의 그 날까지,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당 혁신과 야권 통합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당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지도체제 논란을 둘러싸고 비주류 의원들의 문 대표에 대한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오전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등 비주류 의원들은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을 정식으로 결성하고 당내 중진의원들의 역할을 촉구하는 한편, 오후 중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