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출론은 친박근혜계가 퍼뜨린 대구·경북(TK) ‘물갈이론(論)’ 대응 차원에서 비박근혜가 요구하고 있는 논리다. 즉 박근혜정부 요직을 거친 인사들은 ‘프리미엄’을 누린 만큼 TK와 서울 강남 등 당선이 쉬운 ‘텃밭’을 노리지 말고, 수도권 등 여야 격전지에 출마해 “모범을 보이라”는 주문이다.
공천기구위원장으로 내정된 황 사무총장의 ‘입’에서 이에 대한 ‘지지’ 발언이 나왔기 때문에 그 배경과 실효성이 주목된다.
황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당내에서 ‘중진들은 수도권으로 가라,험지에 출마하라’는 주장이 나온다”는 질문에 “‘중진들이 수도권으로 가라’는 것은 우리가 정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그러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무조건 수도권으로 가라든지, 취약지역으로 가라는 강요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명도가 높고 국민들로부터 존중받는 분들은 어려운 지역에 가서 싸울 수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황 사무총장은 “박근혜정부 관료 출신과 청와대 비서관 출신, 정무수석 출신 이런 분들도 PK(부산·울산·경남)나 서울 강남 같은 편한 곳 말고 험지에 출마해야 선거 분위기가 좋아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말”이라고 평가했다.
TK와 PK, 강남 등에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들을 거론한 질문이었음에도 “손쉽게 당선될 수 있는 것만 생각하면 그것은 권장하거나 추천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현재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TK와 PK에 출마를 준비 중인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조윤선 전 의원의 경우 서울 서초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황 사무총장의 발언은 특정인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새누리당의 텃밭 출마를 노리고 있는 명망가들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비박계인 김용태(재선·서울 양천을) 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김무성 대표(5선·부산 영도)의 서울 출마 요구를 필두로 중진 이상 명망가들의 수도권 험지차출론을 설파한 바 있다.
한편 황 사무총장은 친박계의 요구사항인 전략공천제나 현역의원 ‘컷오프(cut off·예비심사’ 등에 대해선 현재 당헌과 당규에 없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며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