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 국제고 전환 교육위 통과…보이지 않는 손(?)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송대윤)가 7일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과 관련한 ‘공유재산 관리계획변경 동의안’을 상정해 찬성 4, 반대 1로 원안 가결했다.

오는 16일 제222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교육공공성연대는 이번 교육위 결정을 “날치기식”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 "날치기에 가까운 폭거" =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 날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의 결정을 '민의를 저버린 날치기에 가까운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교육위 소집도 사실상 비밀리에 진행됐다"며 "입만 열면 의견 수렴을 강조했던 교육위원회가 정작 자신들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제대로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작정한 듯 일사천리로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위원회 송대윤 위원장은 "같은 당 소속 의원들끼리 날치기라는 게 말이 되겠느냐"며 "의원들의 협의에 따라 이뤄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 20일 만에 말 바꾼 교육위 위원장 = 송대윤 교육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교육청이 교육부의 주문대로 병설 추진 계획을 세워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시의회가 심의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떠밀기 식의 행정을 하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대전교육청 측이 국제중·고 병설 계획을 마련해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뒤에 교육위의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협의 전까지는 상정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하지만, 송 위원장은 8일 교육위를 소집해 안건을 상정했고, 의원들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장의 입장이 바뀌는데 20일이면 충분했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10분이면 세월호도 침몰할 수 있는 시간으로 20일은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시간"이라며 "교육청의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한 결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무조건 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공공성연대는 "기존의 입장을 하루 아침에 바꿔 날치기나 다름없는 폭거를 자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 보이지 않는 손 작용했나 = 교육공공성연대는 앞서 지난달 22일 강창희 국회의원의 대전교육청 방문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전고 출신이자 현역 국회의원으로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강 의원이 설동호 교육감을 면담한 것은 국제고 전환을 위한 '압력' 행사라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당시 "국제고 설립이 대전교육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인맥과 학맥에 기댄다는 게 얼마나 후진적인 풍속도냐"라며 개탄한 바 있다.

당시 대전고 총동창회 측에서 ‘압력’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민감한 시기의 방문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이번 교육위 안건 상정과 통과에는 박병석 의원의 지원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의회 결정이 박 의원을 중심으로 한 학맥과 인맥이 의회 고위층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박병석 의원이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 등 자신의 라인을 가동해 지속적인 압력과 로비를 해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교육 문제를 정치권의 입김으로 해결하려고하는 구시대적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대윤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오늘 어떤 의원과도 전화통화 한 적 없다"며 박 의원을 비롯한 정치적 외압 의혹을 일축했다.

◇ 교육은 없고 정치만 남았다 = "아이들 교육 문제에 교육은 없고 정치만 남았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다.

실제, 국제적 감각을 갖춘 대전지역 인재 육성이라는 대전 국제중·고 설립 취지가 수면에서 사라진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개발제한 구역 등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해 국제중과 국제고가 분리 설립되는 방안이 추진된 이 후 일반고 전환을 두고 동문간 갈등과 '날치기 통과' 혹은 유력 정치인의 배후 지원설 등 당초 취지는 오간데 없이 법적, 정치적 공방만 남은 셈이 되고 말았다.

"아이들 교육 문제에 어른들 이해타산이 맞물리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대전 교육계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 같아 부끄럽고 안타깝다"는 게 교육계 인사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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