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의 접점 없는 충돌은 급기야 탈당을 시사하는 안 의원의 최후통첩에 이르게 됐다.
이제 남은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안 의원은 지방에 칩거하면서 최종 결심이 서면 다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는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인 15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결단 시기가 늦어지면 후보 등록 문제 등이 복잡해진다.
이때는 탈당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는 게 주변 측근들의 전언이다. 문 대표가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 않거나 획기적인 중재안이 나오지 않는 한, 달리는 기관차들이 멈출 공산은 희박해 보인다.
문 대표가 "오늘은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확답을 피했지만, 이미 '마이웨이'를 선언한 마당에 수용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공천권을 놓고 이판사판 싸움이 될 전당대회에 대해선 재고의 여지가 없다"며 "안 의원은 문 대표가 알아서 총선을 치르고 결과에 책임을 지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주류 측 핵심 당직자는 "문 대표도 당내 다수 여론을 따라야 한다. 문 대표의 마이웨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 안철수 탈당 땐 야권 재편 불가피…총선 전망도 암울
안 의원의 탈당이 가시화되면 야권 지형에 '빅뱅'의 신호탄이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표만큼은 아니더라도 대권주자로서 당의 한축을 차지했던 안 의원의 결별선언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문 대표의 리더십도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안 의원은 김한길 의원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창업주이기도 하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야권의 지지층이 둘로 쪼개지기 시작하면서 내년 총선 전망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야권 분열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안 의원이 탈당할 경우 동참할 의원이 20여명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천정배 신당과의 연대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서실장 출신으로 안 의원과 가까운 문병호 의원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에는 같이 가야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손잡을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안 의원이 대권을 포함해 모든 걸 내려놓고 정치 개혁과 정권교체에만 매진해야 다음을 노릴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안 의원 조언그룹에 있는 인사는 "안 의원은 모든 걸 다 던지고 대선 때도 손학규 전 고문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게 정치적으로 다시 회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총선에서 부산이나 서울 강남 등 험지 출마로 재차 승부를 걸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이뤄지면 당장 책임론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에 '네 탓'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