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열린 금융개혁 관련 공청회에서 금감원 직원이 보헙업계 관계자의 참석을 의도적으로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감원이 관련자 색출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7개 금융협회는 지난달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규제 운영규정' 제정에 관한 공청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정부가 제정을 추진하는 금융규제 운영규정안을 두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운영규정안 및 해외사례를 소개하는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에서는 학계와 각 금융업권을 대표하는 패널 9명이 나와 의견을 나눴다.
은행과 금융투자회사, 저축은행, 여신전문업체, 신용협동조합 등 5개 업권에서는 협회 또는 회원사의 임원이 업권을 대표해 패널토론자로 나섰다.
반면 보험업권에서는 협회나 회원사 임원이 아닌 로펌 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석해 대비를 이뤘다.
방청석에서도 개별 보험사 관계자의 참석은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금융가에서는 "금감원 직원이 물밑에서 압력을 행사해 보험사의 공청회 참여를 막았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금융위의 일방적인 보험규제 완화 추진에 불만을 품은 일부 직원이 행사에 어깃장을 놨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10월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보험상품 관련 사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현실 여건에 안 맞는 섣부른 조치라며 금감원 내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공청회 참석 방해 의혹과 관련,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0일 주례 임원회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금감원 간부들을 호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원장은 평소 금융위와 금감원이 혼연일체를 이뤄 금융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두 기관이 대외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금감원은 내부 감사를 벌여 보험업계에 압력을 행사한 직원이 누구인지를 찾아내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태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펌 관계자가 토론자로 나선 것은 공청회 주제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험협회 실무자들이 그날 공청회에 방청자로 참여하는 등 보험업계 관계자의 참석이 없었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불참 종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로 불거진 두 금융당국 간의 미묘한 갈등은 앞으로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추진하면서 계속해서 표출될 개연성이 크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사후규제를 제대로 할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규제를 한꺼번에 풀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