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는 2차 민중총궐기가 열린 전날보다 비교적 출입이 자유로워졌지만, 한 위원장이 있는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 앞에 취재진이 모여 있을 뿐 절을 찾은 신도가 많지 않아 고요한 상황이다.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과 정웅기 대변인은 지난 5일 밤 한상균 위원장과 두 차례 만나 거취를 놓고 면담했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도법 스님은 전날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 노동법 개정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만큼 스스로 걸어나갈 명분이 마련됐다고 설득했으나 한 위원장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쟁위와 한 위원장은 6일 오후 다시 만나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나, 면담 시간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조계사 관계자는 "양측이 만나더라도 어제처럼 밤늦은 시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도들이 6일까지 인내하겠다고 결의를 했으니 한 위원장은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민주노총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화쟁위와 지속적으로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화쟁위와 한 위원장의 만남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한 위원장이 조계사 신도회가 허락한 6일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현재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화쟁위가 대화를 이끌고 있다.
다만 한 위원장이 시한을 넘길 경우, 평화로운 집회를 위해 노력한 화쟁위와 신도들을 설득해 체류 시간을 확보한 조계사의 입장이 난처해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준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은 "6일까지 인내하겠다고 했으니 오늘까지는 지켜보겠다"면서 "한 위원장이 나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지난번과 같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조계사 일주문 앞에선 민주노총 조합원의 입장을 사찰 직원들이 제지하자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