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24일까지 전면 통제"…주말 교통 대란 우려

감식반, 화재 원인 '낙뢰' 추정 vs 기상청 "낙뢰 없었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해대교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3일 발생한 서해대교 화재와 관련 이 구간에 대한 차량 통행이 24일까지 전면 통제된다.

서해대교 화재 감식반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절단된 72번 케이블 외에도 56, 57번 케이블도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며 "손상된 두 개의 케이블(56, 57번) 역시 기능을 상실해 설계기준을 고려할 때 차량통행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감식반은 또 손상된 3개 케이블 이외에 또 다른 71번 케이블에서도 피복 손상이 발견돼 정밀조사 중이다.

감식반에 참여한 고현무 서울대 교수(국제교량학회 부회장)는 "71번 케이블 등 추가 손상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손상된 3개의 케이블 중 56, 57번 케이블의 해체 및 재설치 완료 후에 재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6, 57번 케이블의 교체 기간은 대략 2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해대교 양방향으로 차량 진입이 통제되면서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려는 차량은 인근 국도나 경부고속도로로 우회하고 있다.


주말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이날 저녁부터 휴일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이 일대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

도로공사측은 "서해대교 통행 재개시까지 38, 39번 국도 등 서해대교 부근 도로의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며 "평소 서해대교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가급적 경부고속도로로 우회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감식반은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낙뢰에 의한 발화로 잠정 결론내렸다.

고 교수는 "천둥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과 화재 발생 이후에 지나간 화물차에서 번개가 치는 것을 봤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낙뢰 이외의 다른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케이블은 고강도의 장력을 갖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평상시와는 다르게 작은 열에 의해서도 변형이 생기게 되고, 변형이 생기면 급속도로 인장이 되면서 파단에 이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전날 해당 시간대에 서해대교 인근에서는 낙뢰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부실공사나 관리부실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케이블 안은 72개의 철선들과 마찰열 발생을 막기 위한 윤활유로 채워져 있는데, 이 윤활유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국토부 한 관계자는 "사실 화재가 난 케이블에 가연성 물질은 윤활제 밖에 없다"며 "더구나 사고발생 당시 강풍이 불었기 때문에 텐션상태가 심했던 상황으로 케이블 안에 있는 작은 철사와 철사 사이에 마찰열이 커지면서 오래된 윤활제가 탔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오후 6시 10분쯤 서해대교 목포방면 2번 주탑에 연결된 교량케이블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3시간 반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불이 나자 경기도재난안전본부와 충남소방재난본부 등은 소방관 60여명, 장비 20여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평택소방서 이병곤 포승안전센터장(54·소방경)이 오후 7시께 끊어지면서 아래로 떨어진 케이블에 맞아 숨지고 2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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