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4일 내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김동환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57)가 김인 야구단 사장의 뒤를 잇는다고 밝혔다. 김인 전 사장은 SDS 고문으로 위촉됐다.
퇴임하는 김인 사장은 2010년대 삼성이 이룬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2010년 12월 김응용 전 사장에 이어 야구단 수장이 된 김 사장은 이후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통합 4연패, 올해까지 정규리그 5연패를 함께 했다.
공으로만 본다면 역대 사장 중 가장 큰 업적을 세웠다. 특히 장원삼 외에 외부에서 대형 선수 영입 없이 육성된 선수들로 이뤄낸 성과라 더 값졌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스타 이승엽이 일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에 안착한 점도 삼성 구단의 가치를 더 높였다.
하지만 전인미답의 한국시리즈 5연패를 앞둔 올해 불의의 악재로 새 역사가 무산됐다. 임창용과 윤성환, 안지만 등 주축 투수 3인방이 해외 도박 의혹으로 수사 대상으로 오르면서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한 것.
김인 사장은 지난 10월 20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이들이 빠진다는 소식을 전했다. "오늘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면서 김 사장은 "소속 선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팬들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삼성은 내년부터 새 전환점에 서게 됐다. 34년 동안 정든 대구 시민야구장을 떠나는 삼성은 새 구장인 라이온즈 파크에서 2016시즌을 치른다. 여기에 윤성환과 안지만 역시 내년 뛸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올해 주장을 맡았던 간판 우타자 박석민은 삼성의 제안을 뿌리치고 NC와 4년 최대 96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일단 전력 재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와 결별을 선언한 삼성은 새 외국인 투수도 찾아야 한다. 삼성은 올해도 외부 FA 영입이 없을 전망이다. 승엽의 한 시즌 최다 56호 홈런 등 장타가 많이 터졌던 대구 시민구장과 달리 새 구장에 맞는 전략과 전술도 짜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장에 오른 김동환 신임 대표이사의 어깨는 무겁다. 이런저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 그룹 내에서 야구단 운영 주체 문제도 관심이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 1983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삼성코닝정밀유리, 삼성에버랜드를 거쳐 지난 2013년 12월부터 식음서비스 기업인 삼성웰스토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야구단은 처음이다. 과연 2010년대 최강팀을 선언한 류중일 감독과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나갈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햐 한다. 대표이사 이취임식은 내년 1월11일 경산볼파크에서 구단 시무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