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표 인사' 안정에 방점…고동진 사장 차세대 주목(종합)

(사진=자료사진)
삼성그룹이 그룹의 수뇌부를 형성하고 있는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사장단의 뼈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업무역량이 검증된 신진인사를 발탁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강화와 미래먹거리 창출에 대비한 인사를 단행했다.

2일 발표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의 핵심키워드는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사장단의 골간 유지 ▲핵심제품 개발을 주도한 신진의 발탁 기용 ▲변화보다는 안정 지향 등 3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눈에 띠는 대목은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는 인사를 통해 자신만의 컬러를 드러낼 것이란 기대와 예상이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커다란 변화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그룹 운영의 가닥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자리를 비운 지 벌써 2년이 지났고 올 연말 가열차게 진행된 사업재편의 후속타로 상당한 규모의 인사가 있을 것이란 일반의 예측은 빗나갔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내년 시장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급작스러운 변화를 주는데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우려는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최지성-장충기 라인으로 이어지는 미래전략실 진용의 현상유지,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 등 삼성전자 3인방의 유임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운영 구상을 엿볼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존의 자기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 사람들에게 승진이라는 기회를 주고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장을 교체하기보다는 안정쪽에 무게를 둔 인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의 CEO가 교체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그룹이 전자와 바이오, 금융으로 한창 사업재편이 진행중인 와중에서 커다란 변화를 줄 경우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탁인사 가운데 눈여겨 볼 대목은 그룹의 캐시카우인 삼성전자 사장단에 새롭게 진입한 사람들의 면면, 차세대 먹거리사업인 바이오, 네트웍사업의 본산인 삼성SDS의 인사면면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으로 전격 발탁된 고동진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 전력의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신 실세이자 차세대 주자로 평가된다. 그는 무선사업부에서 갤럭시 신화를 이끌어왔고 2014년 개발실장 재직시절 갤럭시 S6, 노트5의 플래그십 모델개발이란 커다란 업적이 있다.

삼성그룹은 "고 사장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녹스, 삼성페이 등 솔루션과 서비스개발에도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 무선사업의 제2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에 오른 정칠희 사장은 올레드 그린 인광소재 확보, SUHD TV향 퀀텀닷 소재개발,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을 주도하는 등 삼성전자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기술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은 CE부문의 김현석 사장, DS부문의 전영현, 김기남사장 등과 함께 삼성전자의 차세대 지도부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그룹은 "핵심제품 개발을 주도한 인물의 승진을 통해 기술경영 중시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임설이 나왔던 전동수 삼성SDS사장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 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게 됐고,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에서 삼성SDS사장으로 옮긴 정유성 사장은 인사부문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효율적인 인력운영이 사업성패의 관건'인 네트웍사업 수장을 맡았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기용한 것은 2012년 회사를 설립한 뒤 최단기간 내에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제궤도에 올려놓으며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서 가능성을 키운 업적이 인정됐다.

삼성은 2015년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으로 지난해 사장 승진 3명, 대표부사장 1명 대비 2배나 많은 임원이 사장승진의 반열에 올랐다.



[주요인사 프로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54세(1961년 3월 26일) △경성고 ('80年) △성균관대 산업공학 학사 ('84年) △서섹스대 기술정책 석사 ('93年) △84.01-88.10 삼성전자 개발관리과 △88.11-90.06 삼성전자 통신연구소 연구운영팀 △90.07-91.04 삼성전자 종합기획실 기획담당 △93.02-94.12 삼성전자 인사팀 △95.01-00.02 삼성비서실 인력팀 △00.03-06.04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장 △06.04-07.08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해외상품기획그룹장 △07.09-1.12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장 △11.12-14.12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 △14.12-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사장)

△58세(1957년 1월 20일) △용산고 ('75年) △서울대 물리학 학사 ('79年) △KAIST 물리학 석사 ('81年) △미시간주립대 물리학 박사('93年) △79.01-87.12 삼성전자 제품기술과 △93.08-97.01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NVM제품팀 △97.02-07.01 삼성전자 S.LSI사업부 C&M개발팀장 (Chip Card & MCU) △07.02-08.05 삼성전자 S.LSI사업부 기술개발실장 △08.06-09.01 삼성전자 S.LSI사업부 LSI개발실장 △09.02-09.12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Flash개발실장 △10.01-12.12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12.12- 현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원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

△52세(1963년 4월 20일, 음력) △Prospect HIgh School ('82年) △캘리포니아대 생화학 학사 ('86年)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92年) △96.12-97.12 Amersham Pharmacia Biotech社 △97.12-98.12 Hyseq社 Associate Director △98.12-99.12 Target Quest社 CEO △99.12-00.08 Dyax社 Vice President △00.08-04.08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연구 기술자문 △04.08-07.09 삼성종합기술원 Bio&Health Lab장 △07.10- 08.05 삼성종합기술원 신사업팀 담당임원 △08.06-11.06 삼성전자 신사업팀 담당임원 △11.07-12.02 삼성전자 바이오사업팀 담당임원 △12.03- 현재 삼성 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한인규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

△55세(1960년 1월 2일) △경신고 ('75年) △서울대 경영학 학사 ('83年) △텍사스대 경영학 석사 ('81年) △미시간주립대 물리학 박사('93年) △86.06-92.05 삼성물산 섬유원가관리과 △92.06-93.03 삼성물산 비서실 △93.03-94.09 삼성물산 경리실 △94.09- 97.12 삼성물산 구주본사 △98.01-02.01 삼성물산 경영진단팀 △02.01-07.01 호텔신라기획담당 △07.01-08.10 호텔신라신규사업부장 △08.10-10.12 호텔신라경영지원실장 △10.12-11.12 호텔신라호텔사업부장 △11.12-현재 호텔신라운영총괄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

△54세(1961년 7월 14일) △대성고 ('80年) △서울대 경제학 학사 ('79年) △시카고대 경제학 석사 ('81年) △92.01-03.12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大 경제학과 교수 △04.01-11.04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 △11.04-13.05 한국개발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13.06-14.06 경제부총리 자문관 △14.07- 15.05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장 △15.06- 현재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상근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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