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근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
(음향 “딸랑 딸랑”) 바로 이 소리입니다. 이맘때쯤 되면 거리에서 들려오는 따뜻한 종소리. 바로 구세군 자선냄비죠. 12월 첫 날인 오늘 구세군 자선냄비가 시종식을 하고 본격적인 모금운동에 들어가는데요. 그러고 보니까 저희가 매년 이날 이분들을 만났습니다. 만나고 나면 그렇게 마음이 따뜻해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도 어김없이 모셨습니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이수근 사무총장, 지금부터 만나보죠. 사무총장님 안녕하세요.
◆ 이수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시종식은 오늘 몇 시에 열립니까?
◆ 이수근> 지금 11시에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게 됩니다.
◇ 김현정> 시청 앞 광장이요. 지금 준비는 잘 하고 계세요? 지금 한 2, 3시간 남았는데.
◆ 이수근> 어제 밤 1시 넘어서까지 준비했고요.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습니다. 5시 반쯤 기상해서 기도하고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11시에 첫 종이 땡 울리면 전국적으로 몇 개의 자선냄비 뚜껑이 열리는 겁니까?
◆ 이수근> 450여 개 처소에서 모금을 시작하게 됩니다.
◇ 김현정> 450여 개. 제가 기억하기로는 작년 목표액이 65억원이었어요. 그렇죠, 사무총장님?
◆ 이수근> 그것은 작년에 11, 12월 집중 모금 기간 동안 기금액 목표였고요. 그 목표는 초과달성됐습니다.
◇ 김현정> 초과달성됐어요. 그러면 올해 목표는 얼마로 잡으셨습니까?
◆ 이수근> 올해 11월, 12월은 70억이 목표고요. 초과달성할 것으로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보면 항상 이름 없는 천사, 얼굴 없는 천사. 무슨무슨 동에 기부천사 이런 천사들이 나타나잖아요. (웃음) 지금까지 기억하시기로 가장 기억에 남는 기부자가 있다면?
◆ 이수근> 기억에 남는 사람은 많지만 특별히 지난해로 보자면 4년 동안 쭉 1억원 넘게 자선냄비에 기부하신 얼굴 없는 천사, 그분의 얼굴이 드러났는데... 올해도 인터뷰했더니 계속해서 앞으로 자선냄비에 기부하겠다고 약속을 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신월동 기부천사 이상락 씨요? 사실 저희가 얼마 전에 이분을 발견해서 첫 인터뷰를 여기에서 하셨거든요, 이 시간에.
◆ 이수근> 그러셨군요.
◇ 김현정> 그런데 그때 뭐라고 그러셨냐면 이분이 타일 가게를 크게 하시는데 올해는 경기가 안 좋아서 내가 예년만큼 기부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하시겠답니까? 약속을 하셨어요?
◆ 이수근> 네. 하실 것 같고요. 그분이 4년 동안 계속하셨기 때문에 제가 기억이 나고. 그 외 에도 또 명동에서 신사분이 5000만원권이 되는 무기명 채권을 저희한테 기부해 주셨는데 2년째 기부해주셔서, 이분도 이름없는 노신산데, 천사시죠. 천사. 아마 금년에도 기부하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분도 역시 알 수 없는, 이름 없는 천사.
◆ 이수근> 네, 또 꼭 금액이 많다고 해서가 아니고요. 젊은 부부가 1년 동안 물건 산 다음에 나오는 거스름돈을 다 모아서, 1년 동안 모아서 저희에게 기부해 주신 분들이 계세요. 돼지저금통 커다란 거 3개 꽉 찼다고하면서 5개 봉투에 나누어서 가져오셨는데요. 10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었거든요. 그 내용이 참 마음에 감동이었는데요.
부부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생각하다가 거스름돈을 모아서 하자 하고, 돼지 저금통을 사다가 모았는데 3마리가 꽉 찼답니다. ‘배부른 돼지 3마리의 배를 가르면서, 너희들은 배고프겠지만 이것이 가난한 우리 이웃에게 나눠지는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내년에도 꼭, 그러니까 금년이겠죠. ‘내년에도 꼭 돼지를 사서 키우겠다’ 이런 메모를 써서 넣어주신 분이 계신데 참 감동이었어요.
◇ 김현정> 이번에는 몇 마리나 잡아오실지 궁금하네요, 그 부부.
◆ 이수근> 아마, 3마리만 잡아오셔도 저희는 감사하죠. (웃음) 커다란 돼지에 관심 없습니다. 마음이 감사합니다.
◆ 이수근> 지난해 추억은 아닌데요. 스님이 저희와 함께 자선냄비에 동참해 주신 분이 계세요. ‘한정사역’ 그러면 여러 종단들이 다 모여서 하는 협의회입니다. 거기에는 스님들, 신부님 다 오셔서 자선냄비에 주시는 그런 경우들도 있고요.
◇ 김현정> 스님이 와서 기부를 하신다는 게 아니라, 옆에서 딸랑딸랑 이 종소리를 스님이 승려복 입으시고 해주신다고요?
◆ 이수근> 네. 또, 예전에 한번은 자선냄비 옆에서 스님이 모금을 자꾸 하시더래요. 그런데, 저녁 때 돼서 자기들이 다 쏟아놓고 가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 일이 있었어요?
◆ 이수근> 목탁을 두들기셔서 모금하셔서 그렇게 넣고 가신답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웃음)
◇ 김현정> 종교 간에 평화네요. 자선냄비에는 돈만 넣을 수 있는 건가요? 사무총장님?
◆ 이수근> 돈만 들어오는게 아니라, 사실은 여러 가지가 다 들어옵니다. 아기가 돌 지나자마자 세상을 떠나서 아기의 금반지를 넣는다며 편지와 함께 집어넣어주신 아기 어머니도 계시고요. 돌아가신 나이 든 어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폐물들, 목걸이, 귀걸이 반지 이런 것들. 옛날 거라 14k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넣어준 분도 계십니다.
◇ 김현정> 오늘부터 거리를 걸으면서 빨간 냄비 만날 우리 청취자들께 끝으로 한마디 해 주신다면?
◆ 이수근> 우리 12월 거리의 빨간 자선냄비 모금 통, 그리고 종소리가 울리지 않는다면 아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삭막하겠습니까? 마음을 그리고 사랑을 나눠달라고 하는 그런 기부소리입니다. 아무쪼록 들으시고 많이 기부에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현정> (웃음) 딸랑딸랑 하는 종소리 들으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저도 겨울마다 저와의 약속이 있는데, 큰 기부는 못할지언정 거리에서 빨간 냄비를 마주치면 단돈 1000원, 500원이라도 반드시 넣고 지나간다가 소신이거든요. 모금하는 분들도, 금액이 적든 크든 많이 좀 격려해 주시고요.
◆ 이수근> 네. 그럼요. 자선봉사를 하다 보니까, 아무리 추워도 기부를 많이 해 주시면 춥지가 않아요. (웃음) 그런데 기부자가 많지 않으면 굉장히 춥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올해도 자선냄비 두둑하게 채워지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이수근>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시종식이 있는 날입니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이수근 사무총장.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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