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이 12월 1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30일 삼성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등 주력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방산·화학부문 계열사 분리 매각 등의 여파로 사장 승진 폭을 최소화하되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최소 5~6명의 사장급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 승진 폭이 줄어들고 2선으로 퇴진하는 사장급이 늘어나면서 현재 53명인 사장단 규모가 40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오너가에서는 승진이나 역할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도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실차장(사장)의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 팀장 중에는 정현호 인사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일선 계열사에 전진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DS), 윤부근 사장(CE), 신종균 사장(IM)의 삼성전자 '3톱 체제'는 지난해 인사에서 모두 유임됐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년째 실적부진을 거듭하고 있어 이번에는 분위기 쇄신 차원의 교체가 일각에서 거론돼 왔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사장 가운데 3명이 물러나고 1명이 자리를 옮겼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은 윤주화(패션부문), 김봉영(리조트·건설부문), 최치훈(건설부문), 김신(상사부문) 사장 4인 대표체제로 운영돼 왔으나 조직을 슬림화해 양대 부문 대표 체제로 재편하는 방안이 검토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옛 에버랜드의 건설 부문과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기능이 중첩되고 패션과 상사 부문은 글로벌 네트워크 시너지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내부에서 개진됐다.
반대로 통합법인을 총괄할 '원톱'을 두고 각 사업부문을 그대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통합 주총 의장을 맡았던 최치훈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삼성은 사장단 인사 이후 오는 4일께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임원 인사의 승진자 규모도 지난해(353명)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승진 폭을 최소화하면서 퇴임 임원을 늘려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임원 수가 최대 20%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삼성의 일부 계열사에서는 사장단 인사 발표 이전인 30일 부터 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퇴임 통보가 전달됐다.
전체적인 퇴임 통보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주요 계열사별로 이미 통보를 받는 임원이 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