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CBS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전남의 현재를 통해 고령화의 위험을 경고하고자 한다. 또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통해 노인 고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의 노력을 소개하고 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12회에 걸쳐 찾아본다.
오늘은 9번째 순서로 은퇴한 노인들이 전통만두를 빚으면서 활력을 되찾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일본 '오가와노쇼'의 사례를 보도한다. [편집자 주]
이 마을의 중심에 큰 산 중턱에 연매출 7억 엔, 우리 돈으로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마을기업 '오가와노쇼'가 있다.
30년 전 곤다 이치로 씨는 마을의 고령화로 주력 산업인 양잠업이 쇠락하자 주민들과 함께 전통만두 '오야키'를 상품화하기로 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오가와노쇼를 경영하는 곤다 코류 대표는 "마을이 점점 고령화되고 별다른 소득원이 없으니 젊은이들도 도시로 떠났다"며 "단순히 농사를 짓는 것 말고 다른 뭔가를 해보자고 생각했고 전통만두 오야키 공장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오야키는 이 마을에서 오래전부터 만들어 먹어온 일종의 비상식량이다. 무와 양배추, 노자와나 등을 1년 동안 소금에 절인 뒤 밀가루 반죽에 넣고 화덕에 올려 30여 분 동안 구워서 먹는 만두다.
오가와노쇼는 일본의 조몽 시대에 사용된 화로 양식과 토기를 본떠 재래식 만두 굽기를 재현했다. 특히 만두공장은 당시 40년 된 허름한 농가 건물을 개조해 일본 전통의 고풍스런 멋을 느끼게 한다. 또 열린 공간에서는 화덕에서 만두 굽는 체험을 할 수도 있고 직접 구운 만두를 먹어볼 수도 있다.
옛 맛을 그리워하는 일본인들뿐 아니라 일본 전통음식을 체험하길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한해 5만여 명이 찾는 곳이다.
호주에서 파견근무를 나온 회사원 닉은 "종종 여기에 온다. 이곳을 무척 좋아하고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며 "일본 전통음식 오야키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곤대 대표는 "우리 공장에는 노인들이 유독 많다. 왜냐하면 어려서부터 드셨고, 어려서부터 만들었던 것이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만족도가 높다.
나카자와 씨는 "정년퇴직 후 그냥 집에서 쉬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렇게 일을 찾아서 계속할 수 있다는데 행복감을 느낀다"며 "내가 몸이 아파서 정말 움직이지 못할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 일을 한다는 건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함이 있다"고 말했다.
종종 손님으로 이곳을 찾아왔던 나가끄라 씨는 은퇴 후 아예 만두를 굽는 직원이 됐다.
"일이 있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몸이 건강해지고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뭘 하지'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오늘은 오야키무라에 가서 어떻게 일을 할까', 또 '끝나고 나서 또 어떻게 할까' 그런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오가와노쇼 덕분에 오가와는 전통만두촌이란 의미의 '오야키무라'라는 별명도 얻었다. 고령화로 인구의 대부분 노인인 오가와 마을 지방정부도 오가와노쇼의 성공이 반갑다.
오가와촌 경제담당 공무원 요코야 타꾸미 씨는 "오야키노쇼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다른 곳에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오야키가 예전에는 지역에서 그냥 먹던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하나의 나가노현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 되면서 지역 경제에도 큰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프로그램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