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곧은 '볼트 청년' 박시환, '괴물'로 성장 중

[노컷 인터뷰] 두번째 미니앨범 발매, 가수 박시환

박시환(사진=토탈셋 제공)
간절함, 진정성, 열정. 공장에서 정비사로 일하며 노래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던 '볼트 청년' 박시환이 어느덧 '괴물'로 성장 중인 비결이다. 지난 2013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5'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박시환은 이후 꾸준한 음악 활동으로 가요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드라마 '송곳',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등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미니앨범 '괴물'을 발매한 박시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반갑다. 미니 앨범 발매를 축하한다.
"기분이 좋다. 역시 가수로서 노래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 발라드 장르로 가득 채워진 앨범인데, 내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설렌다. 개인적으로 슬픈 노래를 좋아한다. 사실 발라드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곡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슬픈 감성을 담은 노래들이 수록된 앨범이라 만족스럽다."

Q. 타이틀곡 '괴물'을 소개해달라.
"힘든 시련을 이겨 내면서 스스로를 다져가는 내용의 노래다. 가사가 참 좋았다. '굳은 살로 덮힌 피부가 내 삶을 말하고[라는 가사를 처음 봤을 땐 내 손의 굳은 살을 봤다. 여러 생각이 나더라. 예전에 일할 때도 생각났고, 독하게 마음먹고 가수를 해보자고 다짐했던 기억도 나더라. 그렇게 노래를 해석해 불렀다.

지금은 힘들지만 즐겁게 힘들다. 시련을 이겨내는게 아니라 꿈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으니까. '괴물'은 예전의 내가 지나온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언젠가 다시 시련을 겪게 될지도 모르지도 모르지만. (웃음)."

Q. 팬들 반응은 어떤가.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던데.
"처음에는 '괴물'이라는 제목을 보고 놀라시더라. 다행히 노래를 듣고는 좋아해주셨다. 우리 팬들은 '일당백'이다. 정말 열심히 활동하며 힘을 보태주신다.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한 편이다. 최근에는 회사로 전화를 걸어 음원사이트 아이디 만드는 법을 물어보신 중년 팬도 계셨다."

Q. 어떤 가수로 성장하고 싶나.
"처음에는 단순히 노래하고 싶다는 욕심만 앞섰는데, 지금은 좀 더 넓게 보기 시작했다. 대중성과 내 개인적인 취향의 간격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언젠가는 내가 하고싶을 걸 해도 대중에게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또 노래를 들었을 때 '박시환 목소리구나' 하고 인식하게 만들고 싶다. 좀 더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Q. '좋은 사람'이란 어떤 의미인가.
"'박시환 노래 나왔던데'라고 말하면, '박시환? 좋은 사람이지. 노래 한 번 들어볼까'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었으면 한다. 뭐랄까. 박시환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내가 나쁘게 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행운을 얻고 있다는 생각이다."

Q. 드라마 '송곳'에 출연했다.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제대로 연기를 해보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었다. 'SNL 코리아'에 잠깐 출연한 적은 있는데 한 대 맞고 죽는 역할이었지. 하하. 가수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연기를 하게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하게되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오디션을 본 뒤 좋은 기회가 왔고, 나라는 사람을 더 알리고 싶었다."

Q. 극중 푸르미마트 야채청과 직원 동협을 연기했는데.
"나와 정반대의 성격이라서 몰입하기 쉽지 않았다. 난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이고, 형들에게는 예의를 갖추는 편이다. 그런데 동협은 형들에게 무식하게 들이대는 친구였다. 또 툭하면 욱하는 친구였지.

지현우 형의 도움이 컸다. '네가 동협이의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시더라. 동협이라는 캐릭터의 인간성을 이해하고, 누군가에게 그 인물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덕분에 점차 동협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초반 몇몇 장면들은 아쉬움도 남지만, 마지막에는 정말 캐릭터에 빠져들어 연기했다."

Q. 실제 마트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다고.
"그렇다. 덕분에 다른 배우 분들보다는 정말 일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 (웃음). 예를들면 주머니에 혼자 목장갑을 끼고 있었다든지, 티는 잘 나지 않았지만, 세밀한 부분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 드라마를 통해 당시에 내가 받았던 처우가 잘못된 것이었구나를 알게되니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 부분이 연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

Q. 어떤 부당한 처우를 받았나.
"출근이 1분 늦었다는 이유로 1시간을 더 채우고 가야하는 시스템이라든지. 당연시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열정페이, 상사의 인격모독도 있었고. 그런데 난 '송곳'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 부당한게 있더라도 묵묵히 일하는 편이었지. 내가 일했던 곳이 어디냐고? 그건 밝힐 수 없다. (웃음)."

Q.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에 합류하게 됐다고.
"군대에 다녀와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철진 역을 맡았다. 야채가게에서 열정을 키워가는 친구다. 공교롭게도 '송곳'에 이어 또 야채다. 하하. 앨범 준비, 드라마 촬영과 겹쳐 연습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점심부터 저녁까지 공연을 봤고, 중간마다 배우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지금도 머릿 속에 동선, 춤, 대사가 가득하다."

Q. 외향적인 성격은 아닌데. 연예계 활동이 힘들지 않나.
"처음에는 겁을 먹기도 했는데,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시더라. 덕분에 크게 힘든 점은 없었다.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인사를 열심히 하는 가수들을 보며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오히려 힘든점은 사생활 적인 부분이다.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없고, 알아 보는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지만 밖에 있을땐 행동을 더욱 조심하게 된다."

Q. '슈퍼스타K5' 이후 시간이 꽤 흘렀다.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다. 당장 먹고 사는게 급했으니까. 지금은 돈보다는 꿈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 무엇보다 가수가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 초까지 쉼 없이 달려보려고 한다. 곧 서른이 된다는 조급함도 있고, 가족, 팬, 친구 등 나를 믿고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무언가 단단하게 가꿔 놓으면 그 사람들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다부지게 활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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