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룰 전쟁 답보상태 …예산안 처리뒤 본격화

공천기구 구성부터 우선공천제, 경선방식 등 쟁점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등으로 수면밑에 가라앉아 있던 새누리당내 공천룰 갈등이 조만간 다시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2월 2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대로 공천룰을 논의하기위한 특별기구 구성부터 시작해 비박계와 친박계의 공천룰 전쟁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당초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특별기구 구성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새벽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이 문제는 논의대상에 제외됐다.

새누리당의 뿌리가 된 전직 대통령 서거 상황에서 당내 갈등을 불어올 것이 뻔한 공천룰을 논의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여기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예산안 처리 이전에 한중FTA 비준동안안과 노동개혁 관련 5개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천룰 논의는 이때까지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얼마남지 않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한중FTA 비준동의안과 노동개혁 법안을 처리하는게 최우선 과제"라며 "공천룰 논의는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다음주 중반 이후부터는 새누리당의 공천룰 관련 논의와 그에따른 계파간 갈등이 본격화 될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천룰과 관련한 핵심 쟁점은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공천룰 논의를 위한 특별기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선결과제다.

비박계는 공천실무를 담당하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공천특별기구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친박계는 황 사무총장이 김무성 대표와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앞서 친박계는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이주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지만 비박계의 반대로 좌절된바 있다.

이에따라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공천특별기구를 운영할 인물을 찾고 있지만 당내에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양측 모두의 고민거리다.

이와함께 공천특별기구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당헌.당규상 '우선추천제'를 어떻게 운용하느냐를 놓고 비박계와 친박계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당헌.당규상 우선추천제는 정치적 소수자 추천이나 공천 신청자가 없는 경우, 또는 신청자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에 실시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따라 비박계는 우선추천제는 여성이나 장애인 등에게 공천을 줄때, 그리고 호남권 등 새누리당의 열세지역에서나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박계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이나 부산.경남(PK), 그리고 서울 강남권에서도 우선추천제를 적용해 사실상 전략공천과 같은 용도로 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와 정부에 몸담은 경력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TK 지역에 몰려들어 진박(眞朴).가박(假朴) 논란을 벌이고 있는 이유도 바로 친박계의 이같은 주장에 따른 것이다.

동시에 경선지역에서의 당원과 일반국민 비율도 쟁점 가운데 하나다. 현행 당헌.당규에는 경선시 당원과 일반국민 비율을 50:50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비박계는 국민참여경선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이 비율을 30:70, 혹은 20:80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친박계는 당헌.당규에 명시된 비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각 사안마다 비박계와 친박계간 이견이 큰 상황이어서 양측이 대화로 이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 공천룰을 놓고 여기저기서 말이 너무 많다"면서 "김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푸는게 정답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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