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은 26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청룡영화상에서 송강호, 황정민, 정재영, 이정재 등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무대에 올라 "제가 원래 이런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도 청심환을 먹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송강호, 황정민 선배와 함께 해서 올 한 해 제가 출연한 '사도'와 '베테랑'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서 "스스로 기쁘고 자랑스럽기 보다는 민망하고 부끄럽고, 나서기 싫은 순간이 더 많다. 항상 부끄러하는 일로 성장하고, 다그쳐서 또 성장하는 인간, 그런 배우가 되겠다"고 겸손한 각오를 다졌다.
이정현은 다양성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후보에 올랐다. 유아인과 마찬가지로 전지현, 전도연, 김혜수, 한효주 등을 넘어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에 이어 또 한 번 다양성 영화에서 여우주연상이 탄생한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이정현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눈물의 수상소감이 이어졌다.
이정현은 "전혀 수상 소감을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작은 영화라…"라고 말한 뒤, 눈물을 참기 위해서 마이크에서 등을 돌렸다.
감정을 추스른 그는 "96년도 영화 '꽃잎'으로 오고 20년 만에 다시 와서 재밌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상을 받았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하고 좋은 영화를 소개해 준 박찬욱 감독에게도 감사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마쳤다.
유아인은 '사도'에서 아버지 영조와 대립하는 아들 사도세자 역을 맡아 묵직하면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정현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열심히 살아가다 결국 자신을 배신한 세상을 향해 복수하는 수남 역을 맡아 5포 세대의 현실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