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초반, NBA 팬들에게 주어진 난제(難題)다.
이미 다수의 미국 언론들이 이 난제에 대해 기사화했고 SNS를 살펴봐도 전세계 NBA 팬들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첫 패배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첫 승리 가운데 어떤 일이 먼저 벌어질지 궁금해하고 있다.
극과 극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LA 레이커스를 111-77로 완파하고 개막 16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NBA 역사상 개막 후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26일 보스턴 셀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종료 2분여 전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0-84로 패해 개막 1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NBA에서 종료 2분 전까지 5점 차 이상으로 앞선 팀의 승률은 98.5%(196승3패)였다. 역전을 당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는 의미다.
'개막 16연패', 마치 작년 이맘 때쯤 헤드라인을 다시 쓰는 것 같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에도 개막 16연패를 당했다. 2시즌 연속 16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팀은 역사상 필라델피아 밖에 없다.
이로써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막판에 당한 10연패를 묶어 2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는 미국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다연패 타이기록이다. NBA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2010~2011)와 필라델피아(2014)가 한 차례씩 26연패를 기록한 바 있고 북미프로풋볼(NFL)에서는 탬파베이(1976~1977)가 26연패를 당한 바 있다.
필라델피아는 한번만 더 패하면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악의 연패를 기록한 팀으로 남게 된다.
극과 극이다.
◇골든스테이트, 원정 7연전이 고비
골든스테이트는 16연승을 달리는 동안 평균 점수차 15.6점을 기록했다. 매경기 평균 15.6점 차로 상대를 눌렀다는 의미다. 반면, 필라델피아의 평균 점수차는 12.9점이다. 매경기 평균 12.9점 차로 졌다는 뜻이다. 당연히 골든스테이트가 리그 1위, 필라델피아가 리그 최하위인 30위다.
골든스테이트는 오는 28일 피닉스 선즈 원정경기를 치른 뒤 다음 날에는 새크라멘토 킹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연전을 치른다. 이틀 연속 경기의 둘째 날은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변수가 될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후 원정 7연전을 떠난다. 12월1일 유타 재즈와 원정경기를 치른 뒤 샬럿 호네츠, 토론토 랩터스, 브루클린 네츠, 인디애나 페이서스, 보스턴 셀틱스, 밀워키 벅스 등을 차례로 만나는 동부 원정에 나선다.
이때가 고비다. 타 컨퍼런스 원정 연전은 모든 팀들이 힘들어하는 일정 중 하나다. 게다가 브루클린전, 밀워키전은 2연전의 둘째 날 경기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2연전의 둘째 날 경기에서도 4전 전승을 달렸고 평균 11.0점 차 승리를 거둬왔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골든스테이트는 지금껏 내가 본 가장 건강한 팀"이라고 말했다. 부상자가 적고 로테이션 자원이 풍부하다면 2연전의 변수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지난 시즌 MVP 스테판 커리는 평균 32.1점, 5.9어시스트, 야투성공률 51.2%, 3점슛성공률 43.1%(평균 4.9개 성공)을 기록하며 절정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클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 해리슨 반스, 안드레 이궈달라 등 우승 멤버들이 건재하다.
◇필라델피아, 첫 승 제물은 코비의 LA 레이커스?
필라델피아는 오는 28일 휴스턴 로켓츠와 맞붙는다. 휴스턴이 제임스 하든, 드와이트 하워드 등 올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올 시즌 성적(5승10패)이 좋지는 않다. 그러나 휴스턴이 아무리 부진해도 필라델피아를 이기지 못할 수준이라고 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
게다가 휴스턴전은 원정경기다. 10월의 마지막 날에는 멤피스 그리즐리스 원정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팬들의 시선은 12월2일로 예정된 홈 경기에 쏠릴지도 모른다. 양대 컨퍼런스 최악의 팀들끼리 만난다. 필라델피아는 LA 레이커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레이커스는 27일 현재 2승12패로 서부컨퍼런스 꼴찌이자 전체 29위에 머물러 있다.
필라델피아가 연패를 끊을 가능성이 그나마 높은 경기다. 코비 브라이언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만한 일이겠지만 필라델피아는 그 날 경기에 사활을 걸 것이다.
필라델피아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2세를 갓 넘는 정도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실책 때문에 자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신인 센터 자힐 오카포가 팀내 득점 1위(18.4점)에 올라있다는 것은 필라델피아에게는 자랑스러우면서도 씁쓸한 이야기다. 선수들을 이끌 리더가 없다. 잘못된 리빌딩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