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1시쯤 장례식장 1층 출입구 앞에는 유가족과 정관계 인사, 일반 시민들이 가득 찼으며, 특히 박근혜 대통령도 예고 없이 이곳을 찾았다.
흰눈이 흩날리는 가운데 리무진 운구 차량이 고인을 싣자마자, 옆을 지키던 국방부 국무지원단 소속 의장대는 "받들어 총!"이라는 구령을 외치며 예를 갖췄다.
검은 코트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은 굳게 입을 다문 채 두 손을 모아 고인을 애도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운구차가 서울대병원을 빠져나가자 차남 현철 씨 등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악수하기도 했다.
뒤따르던 유가족 50여 명은 왼쪽 가슴에 흰색 리본을 달고 있었으며, 일부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추운 날씨와 건강상의 이유로 장례식장에 나오지 않고, 같은 시각 상도동 자택에서 곧바로 영결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으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유가족과 지인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발인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예배에서 일부 유가족들은 오열하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아쉬워했다.
현철 씨는 "현재 민주화가 다시 불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주님께선 이 시점에 아버님을 통해서 이 땅에 진정한 통합과 화합이란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고 울먹였다.
한편, 이로써 지난 22일부터 이어져 온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의 5일장은 끝이 났다.
빈소에는 그동안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이명박·전두환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 등 3만7400명의 조문객이 다녀갔고, 323개의 화환이 들어왔다.
운구 차량은 영결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과 상도동 자택을 거쳐, 장지인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