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아레나에서 끝난 골든스테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흑역사'를 썼다. "나는 NBA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종종 봐왔다"며 강호 골든스테이트전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지만 현실은 4득점, 야투 14개를 던져 1개를 성공시켰을 뿐이다.
골든스테이트는 LA 레이커스를 111-77로 완파하고 NBA 사상 최초로 개막 16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브라이언트는 경기 후 자신의 슈팅 슬럼프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브라이언트는 현지 언론을 통해 "솔직히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나의 슈팅은 나아질 것"이라며 "(골든스테이트전에서) 나는 80점을 넣을 수도 있었다. 그런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당장 평균 35점을 기록할 수도 있다. 그런다고 해도 성적은 3승11패쯤 될까?(레이커스는 2승12패를 기록 중이다). 우리는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시스템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레이커스의 공격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브라이언트의 말처럼 지금 레이커스는 문제가 많은 팀이다. 개막 후부터 바이런 스캇 감독의 지도력은 혹평을 받아왔다.
선수들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른 채 경기를 뛰는 것 같다.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렇다 할 공격 패턴도 없다. 1대1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이 계속 된다. 2대2 공격에 능한 신인 포인트가드 디안젤로 러셀을 영입하고도 픽-앤드-롤을 활용한 패턴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수비?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레이커스의 현 상태가 브라이언트의 부진을 변호해주지는 않는다. 골든스테이트전에서 브라이언트는 20년 차 베테랑답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우리 팀은 뭘 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공격 컨셉이 없었다. 그게 날 당황케 했고 나의 슈팅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막' 던진 슈팅이 있었다고 시인한 것이다.
브라이언트의 올 시즌 인터뷰를 돌이켜보면 자존심만큼은 전성기 시절 못지 않다. 그러나 경기력과 기록은 점점 더 그 시절과 멀어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