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집계 결과 올 들어 10월까지 한은이 발행한 500원짜리 동전은 1억900만 개.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1억2천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체 발행물량 9천100만 개, 2013년 8천700만 개, 2012년 7천600만 개에 비해 30%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환수된 것을 제외한 순수 발행물량도 지난달까지 9천800만 개로 지난해 전체보다도 30% 정도 증가했다.
통상 동전 발행량은 경기순환, 민간소비와 동행하는 특성이 있다. 경기가 좋으면 발행량이 늘고, 반대로 경기가 위축되면 감소한다.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88년에는 한은으로 환수되는 500원 동전이 크게 늘어났었다. 저금통에 있던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섰기 때문이다.
당시 한은은 기념품용으로 5백 원 동전을 8천개만 발행했고, 1988년에 발행된 이 500원 동전은 희귀성 때문에 시중에서 수십만 원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 위기 이후인 2009~2010년에는 500원 동전 발행량이 급증하며 1억 개를 돌파했다. 1988년 발행하지 않은 여파와 함께 경기 회복세의 영향 때문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경기가 별로 좋지 않은데도 발행량이 이상하리만치 많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긴급하게 그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올 초 담뱃값 인상의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 김동균 발권팀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2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되면서 담배소비 패턴이 크게 변화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두 갑을 구입하던 사람들이 한 갑만 사고 5백 원을 돌려받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하철 승차권 보증금으로 500원짜리 동전을 사용하는 것도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