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YS 상주' 손학규, 생전에는 생일 때마다 식사 대접

YS 생면부지의 孫 발탁.장관자리…孫측 "YS는 정치적 아버지"

"새삼스럽지 않고 당연하다."

야권 인사로는 유일하게 매일 김영삼 전 대통령(YS) 빈소에 머물며 사실상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대해 한 측근은 이렇게 말했다.

손 전 고문은 26일 영결식때까지 계속 빈소를 지킬 예정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상주'를 자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 전 고문이 이렇게 정성을 쏟는 것은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손 전 고문은 지난 1993년 YS의 발탁으로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YS는 개혁과 변화에 적합한 인물을 찾다가 주변의 권유를 받고 손 전 고문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었다. 손 전 고문은 공천장을 받으러 가서야 YS와 첫 대면을 했다고 한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은 서강대 교수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초청해 강의를 부탁하기도 했지만 YS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YS는 손 전 고문을 영입한 후 각별하게 챙겼다. 당시 재선급 이상이 대변인을 맡았던 관례를 깨고 초선인 손 전 고문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더군다나 재선인 손 전 고문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YS는 손 전 고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장관직을 제안했지만 손 전 고문은 부담스러운 자리라고 여겨 두차례나 고사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YS는 "당신 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전화를 끊은 후 이를 공식 발표해 버렸다. 손 전 고문 측은 "어쩔수 없이 장관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손 전 고문은 당시 신한국당 제2정조실장을 맡았을 때도 YS와도 일대일 면담을 어렵지 않게 했다.

이런 이유때문에 손 전 고문은 "YS를 정치적 아버지로 여겼다"고 손 전 고문의 측근인 김병욱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새정치민주연합 분당을 지역위원장)은 말했다.

손 전 고문도 YS를 특별히 가까이서 챙기려고 애썼다.

외환위기 사태와 차남 현철씨의 비리 문제로 YS의 인기가 크게 떨어졌을 때도 YS 생일때마다 식사 대접을 하곤 했다.

김 사무총장은 "YS 최측근인 최형우 전 장관까지 같이 부부 동반으로 식사를 하기도 했다"며 "야당으로 넘어와서도 지난 대선을 준비하기 전까지 만남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두달 전에도 YS의 건강 악화 소식을 듣고 주변에 알리지 않고 병문안을 다녀왔다.

YS의 건강이 상태가 악화된 터라 두 사람은 말없이 손을 맞잡고 눈만 마주쳤다고 한다.

손 전 고문은 60여명으로 구성된 장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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