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과 필생의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말없이 조용히 빈소를 찾았다.
이 여사는 차남 김홍업 전 의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을 대동하고 빈소를 찾았고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와 만나 애도를 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으로 상도동계와 경쟁관계였던 동교동계도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권노갑 전 의원은 신민당 총재 경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된 상황을 설명하며 "신념과 결단을 가졌으면서도 항상 마음이 따뜻한 큰 어른이었다"고 말했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빈소를 가득메운 조문객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일생을 동고동락했던 상도동계 인사들이었다.
전날부터 상주를 자처하며 빈소를 지켰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덕룡 전 의원, 정병국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권을 발을 들인 소위 'YS키즈'들도 잇따라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김 전 대통령의 손에 이끌려 정치에 입문해 'YS키즈'로 불리지만 대권 도전을 놓고 그와 갈등을 거듭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여러가지 곡절이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족적을 넘기셨고 호 거산(巨山)만큼 거대한 산이셨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YS키즈지만 1990년 3당 합당으로 김 전 대통령과 결별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을 대표해 장남 건호씨가 이날 저녁에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또, 미국측을 대표해 빈소를 찾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방명록에 "미국 정부를 대신해 깊고 진심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고, 경제인 가운데는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조문했다.
이밖에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천정배 무소속 의원, 정홍원·김황식 전 총리 등 정·관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외에도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편리하도록 국회와 서울광장에 분향소가 마련돼 영결식이 치러지는 오는 26일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