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대표의 권한을 공유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나눠 행사하자는 의미이다. 총선에서 측근들을 원내 입성시키길 바라는 박원순 시장이 적극적이나 현직 단체장의 신분 때문에 제한적인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로서는 낡은 진보 청산과 부패 척결 등 안 전 대표가 제안한 10대 혁신안에 대해 문 대표가 받아들일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연대에 거부할 명분이 약해졌다. 만약 문안박 연대가 실현된다면 지난 4·29 재보선 이후의 당내 갈등은 봉합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로서 문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결과적으로 그 동안의 안 전 대표의 당 주류에 대한 비판이 대표의 권한이나 자리를 탐하고 공천권에 욕심을 부린 행동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또한 주류의 들러리 역할에 머물 것을 걱정할 개연성도 있다. 게다가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수용할 경우 문 대표와 공동 운명체가 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새정치연합의 내홍은 지난 해 7·30 재보선, 지난 4월 재보선 등에서 참패한 이후 문재인 대표 등 친노 주류의 책임 회피와 당내 기득권 집착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로 결정된 이후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노무현 계와 민주계의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1야당의 내분이 보다 본질적인 측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야당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어도 야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청와대 및 여당의 능수능란한 이슈 전환에 끌려다니면서 투쟁과 대안 제시 어느 하나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안 전 대표의 연대 수락 여부가 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새정치연합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한 연대 여부가 아니다. 본질적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문재인 대표는 "의원들의 기득권을 내려 놓으면 백의종군 하겠다"고 했다. 이는 비주류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통합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차라리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이후 비주류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주문하는 것이 순서다. 본질은 문 대표 등 주류가 거취 등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야당의 통합의 단초가 열릴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