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김모(15)군과 이모(15)군.
이들은 올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담배를 더욱 손에 쥐기 어려운 터에 학교 친구들에게서 귀가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형마트에 가면 담배를 손쉽게 대량으로 훔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들은 한 대형마트에서 친구에게 배운 것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이 대형마트에서는 두 달 전에도 인근 고등학교 학생 3명이 담배 3보루를 훔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적발되는 경우는 흔치 않아 이 대형마트에서만 진열됐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담배가 한달 평균 200만 원 어치에 달한다.
마트의 한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 뒤 학생들의 담배 절도가 크게 늘어나 심각한 수준"이라며 "담배 매대가 있는 곳에 고정형 CCTV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확실한 물증이 있을 때만 범인을 잡을 수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달 초에는 청주의 한 고등학생이 자신이 일하던 편의점에서 60여만 원 상당의 담배를 훔쳐 피우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심지어 학교 안에서는 이른바 '담배셔틀'이라는 학교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동경찰서는 최근 한 담배가게에서 담배 10갑을 훔친 중학생 2명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담배를 구해오라는 학교 동급생과 선배의 폭력에 시달리다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흡연률이 반짝 감소한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국민건강증진이라는 취지는 못살린 채, 서민 지갑털어 담배회사와 정부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받는 '담뱃값 인상'.
결국 '청소년 범죄'라는 또다른 부작용까지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