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대상은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있는 민주노총 본부, 민노총 서울지부, 금속노조, 금속노조 서울지부, 건설산업노조, 건설노조, 플랜트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8개 단체의 사무실 12곳이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강신명 경찰청장이 "불법 폭력 시위를 엄단하고 관련자는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고 선언한 뒤 수일만에 이뤄졌다.
민주노총 남정수 교육선전실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새벽에 기습적으로 들어왔다"며 "현재까지 마찰은 없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당장 정부가 일방적인 노동법 개악을 밀어부치기 위해 노동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월15일 노사정위원회가 근로자의 '일반해고' 조항을 신설하고, 임금피크제 도입 등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노조 동의를 받지 않도록 '취업규칙 변경'을 완화하자 민주노총과 산하 단체들은 '노동법 개악'이라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특히 최근 정부와 여당이 노동 관련 5대 법안의 정기 국회 일괄 타결을 추진하는 등 노동시장 개편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과정에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의 반발을 사전에 무력화시키기 위해 경찰이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것.
공공운수노조 박준형 정책기획실장은 "정당한 민중총궐기 집회에 대해 공안탄압을 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특히 산별연맹까지 모든 단체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는 건 경찰이 전면적인 노동탄압에 나선 것이라 해석된다"고 말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민주노총을 타깃삼아 대규모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은 결국 노동 관련 입법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정부 여당의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경찰은 이날 민주노총 등 8개 단체 사무실 압수수색에 경찰관 370명과 4개 기동부대 320명 등 약 690명을 투입했다.
특히 노동운동의 심장부로 불리는 민주노총이 있는, 경향신문 건물에만 경찰관 152명과 기동부대원 240명 등 392명을 집중배치했다.
경찰이 지난 2013년 12월 22일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검거를 위해 경찰력을 투입한 이후 민주노총에 경찰력을 투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