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중소 가맹점 우대수수료 인하로 인해 대형가맹점들이 '역차별론'을 들고 상당폭의 수수료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전체 가맹점의 97%를 차지하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기존보다 0.7%포인트, 10억원 이하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평균 0.3%포인트 정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10억원 이상 일반가맹점들에 대해서는 현행 평균 1.96%인 수수료을 유지토록 했다.
하지만 연간 신용카드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이른바 '대형가맹점'들이 최근 들어 수수료율 인하 여부를 타진해 오면서 카드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대형가맹점들은 매출면에서 카드사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갑' 위치에 있기 때문에 협상력에 있어서도 카드사들이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지난 2012년 대대적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라 차별 논란이 일던 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율을 인상한지 3년이 되는 해로, 내년 초부터 대형가맹점들과의 수수료율 협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가맹점 수에서는 영세업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카드 매출 비중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인 상황이다.
전체 가맹점 수의 0.5% 정도에 불과한 대형가맹점들이 카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9%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는 영세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보다 카드사들 입장에서 더욱 심각한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카드사들 한테는 뾰족한 대응방법이 없다는 점이 더욱 답답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영세상인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 이유를 자금조달 금리가 싸졌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를 거부할 적당한 명분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카드사들은 영세가맹점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와 이에 따른 VAN사와의 수수료 분쟁, 여기에 대형가맹점들과의 수수료 협상 등이 잇따라 기다리고 있어 어느 때보다 삭막한 겨울을 준비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 카드사 고위관계자는 "최근 대형카드사의 매각 소문이 도는 것도 이제는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전망을 시장이 그만큼 어둡게 보고 있다는 반증 아니겠냐"며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