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갈등에 정부 금융개혁 중대 고비

금융당국 '임금 체계 개편' 시도에 노동계 전체 강력 반발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이른바 '성과주의'를 둘러싼 금융 당국과 노조 간 갈등 격화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개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성과주의는 금융권 임금체계를 현행 연공서열식 호봉제에서 실적 중심 연봉제로 바꾸자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이 성과주의 확산을 금융개혁 과제로 내세우며 금융권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 5일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와 지난 12일 금융개혁회의에서 잇달아 "금융권에 남은 과제는 성과주의 문화 확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간 금융기관 고위 인사들도 적극 호응하는 분위기다.

NH농협금융 김용환 회장은 지난 16일 계열사 CEO가 참석하는 '경영관리협의회'에서 '성과 중심 인사'를 강조하는 등 성과주의에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 역시 지난 17일 "조직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성과주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인 임금체계 개편을 당국이 금융개혁으로 호도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9일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금융권 성과주의 임금 체계 확산에 맞선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당장 금융노조는 오는 23일 서울 금융위원회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이다.

특히 성과주의는 금융권을 넘어 한국노총이 '노사정 탈퇴 경고'의 중대 사유로 꼽을 만큼 폭발력이 큰 노동계 전체 이슈로 비화했다.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금융 부문에서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개혁 차원에서 성과주의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정작 금융개혁은 노동개혁 이슈에 묻히는 분위기다.

노사문제가 분명한 금융권 임금 체계 개편을 금융당국이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성과주의 확산은 고사하고 금융개혁 자체를 좌초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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