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구 한일전, 감독 차이에서 승패 갈렸다"

한국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왼쪽)과 일본 야구 대표팀 고쿠보 히로키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SBS 중계 화면 캡처)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을 위해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일본. 하지만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의 4강전에서 3-4로 역전패를 당하며 '주연상' 후보에서 '조연상' 후보로 떨어졌다.

사무라이 재팬은 8회까지 3-0으로 앞서며 '어차피 우승은 일본'이라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듯 했으나, 이대호의 결승타를 비롯해 9회에만 대거 4점을 뽑아낸 한국의 응집력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올시즌 재팬시리즈 최우수선수 수상자인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서도 최우수선수에 오르며 일본 팬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수많은 일본 야구팬들은 이번 경기의 승패는 이미 감독에서부터 결정났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20일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 재팬'의 스포츠면은 거의 모든 기사가 '프리미어12' 기사로 도배돼 이번 경기의 국민적 관심사가 대단했음을 짐작게 했다.

하지만 모든 기사들은 일본의 패배를 담고 있었고, 댓글 또한 고쿠보 히로키(小久保裕紀·44) 일본 감독의 질타가 대부분이었다.

한 야구팬은 투수진 교체에 미스가 있었음을 인정한 고쿠보 감독에게 "감독의 지휘로 경기가 깨지다니, 이제 그만두세요"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또 다른 야구팬은 "고쿠보 감독은 학습능력이 없다"고 질타하며 "(고쿠보는)감독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매우 좋지 않은 경기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에게 패배를 안겨준 한국의 김인식 감독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을 잡고 한국의 결승 진출을 견인한 김인식 감독은 "오늘처럼 강자가 약자에게도 질 수도 있다"는 말로 상대팀을 예우하는 덕장의 모습을 보였다.

이 소식을 접한 일본 야구팬들은 "이번 경기를 보면 상대(한국팀) 감독이 한수가 아닌 두 수 위였다"고 김 감독을 칭찬했다. 또다른 야구팬은 "이미 경기는 감독 차이에서 승부가 결정났다"며 "왜 김인식 감독이 오랫동안 한국 대표팀 감독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간다"고 치켜세웠다.

일본 야구팬들은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열심히 싸워준 자국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예선전에 이어 4강전에서도 한국 타선을 침묵시킨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21)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예선전 포함 한국전에만 2번 등판해 13이닝 3피안타 2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오타니를 두고 야구팬들은 '일본 야구의 미래'라고 칭송했다.

또 "오타니가 9회까지 던졌다면 경기는 달랐을 것"이라고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한편 일본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일 저녁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멕시코 경기의 승자와 21일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자리를 두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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