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 공략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홀로 9이닝을 던질 수는 없었다. 결국 마지막 9회 기회가 찾아왔고, 한국은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9회초에만 4점을 뽑아내며 4-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멕시코전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지난 8일 개막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한층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한국 타선은 오타니의 160km 빠른 공과 140km대 후반의 포크볼에 꼼짝 없이 당했다. 7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만 뽑아냈다. 삼진만 무려 11개를 당했다.
게다가 수비에서는 결정적인 실책까지 나왔다.
0-0으로 맞선 4회말. 선발 이대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3회까지 73개의 공을 던진 탓에 구위가 조금씩 떨어졌다. 이대은은 나카타 쇼에게 볼넷,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3루 위기에 몰린 뒤 히라타 료스케에게 선제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시마 모토히로를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비록 1실점은 했지만,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책이 나왔다. 유격수 김재호가 2루로 달려오던 2루수 정근우에게 토스한 공이 어이 없이 빗나갔다. 공은 외야로 흘렀고, 그 사이 2루 주자 나카무라가 홈까지 들어왔다.
차우찬이 1사 1, 3루에서 마운드를 이어 받았지만, 1점을 더 줬다. 아키야마 쇼고에게 볼넷을 내준 뒤 2번 타자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희생 플라이를 맞았다. 1점 차도 버거운 마당에 3점 차가 됐다.
▲오타니만 무서웠다…9회 터진 타선
0-3으로 뒤진 8회초. 일본은 오타니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노리모토 다카히로를 투입했다. 노리모토 역시 개막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타니에게는 당했어도 노리모토에게는 두 번 당하지 않았다.
대타 카드도 성공적이었다. 양의지 대신 오재원, 김재호 대신 손아섭을 투입해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오타니에게 유일한 안타를 뽑아낸 정근우가 적시 2루타를 때려 1점을 쫓아갔다. 이용규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가 됐고, 일본은 노리모토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김현수가 바뀐 투수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면서 2-3으로 추격했다.
일본은 다시 마쓰이 히로토시로 투수를 바꿨지만, 이대호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대호는 마쓰이의 4구째를 공략해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쳤다. 3루 주자 정근우와 2루 주자 이용규가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멋있게 해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겠다"던 이대호의 짜릿한 역전 결승타였다.
4-3으로 경기를 뒤집은 한국은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국제대회에서 유독 강했던 정대현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은 뒤 나카타 쇼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이현승에게 넘겼다. 그리고 이현승이 대타로 나온 강타자 나카무라 다케야를 3루 땅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