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지난 8일 대회 개막전 이후 11일 만의 재대결이다.
첫 대결에서 한국은 0-5 완패를 안았다. 오타니에 6회까지 삼진 10개를 당하며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물론 낯선 삿포로돔에서 하루도 훈련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오타니는 홈 구장에서 최고 구속 161km의 광속구와 147km 포크볼을 마음껏 뿌려댔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은 한국 타선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강속구와 포크볼이라는 단순한 공격법이 한국 타자들을 무력화할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오타니는 4강전에서도 일본의 선발 투수로 나선다. 과연 10여 일이 지난 4강전에서도 과연 이 지적이 유효할까.
▲"韓 타자, 강한 구위면 무섭지 않아"
일본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는 한일의 개막전 다음 날인 9일자에서 '한국의 가장 찔리고 싶지 않았던 약점'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한국 타자들은 성향상 대체로 투구 고저에 대한 약점이 있어 강속구로 윽박지른 뒤 떨어지는 포크볼로 유인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한국 타자들은 원바운드로 공이 떨어지면 헛스윙을 하기 때문에 포크볼이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승부하려고 높은 공에 손을 대 뜬공을 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오타니의 주무기인 빠른 공과 포크볼이 한국 타자들에게는 최선의 공략법이었고, 10삼진은 필연이었다는 것이다.
일단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부인할 수도 없는 지적이었다. 결과가 그렇게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팀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오타니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용규, 정근우(이상 한화) 등 테이블 세터진과 김현수(두산), 이대호(소프트뱅크) 등 중심 타자들이 삼진을 당했다. 이날 김현수는 오타니로부터 우전 안타를 뽑아냈지만 삼진도 2개를 먹었다. 스타팅 멤버 9명 중 박병호(1안타), 손아섭(2볼넷), 김재호 외에는 모두 삼진을 당했다.
▲개막전 때의 한국과는 다르다
하지만 개막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두 번째 대결에서도 넋 놓고 당하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적잖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쿠바와 평가전을 두 차례 치렀지만 감각을 끌어올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쿠바 투수들의 구속이 140km 초중반에 머물러 감질맛이 났다.
다만 한국은 경기 후반 타격감이 살아났다. 9회만 3안타를 뽑아내며 늦었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이후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에 10-1, 베네수엘라에 13-2 대승을 거뒀다. 멕시코에 4-3으로 이긴 대표팀은 미국에 연장 끝에 2-3으로 졌지만 실전에서 150km대 강속구를 상대하며 감각을 익혔다. 18일 결전지 도쿄에 입성한 김인식 감독도 "타자들이 나아진 것은 틀림 없다"면서 "변화구와 빠른 공 대처가 좋아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이유다.
여기에 도쿄돔은 오타니도 썩 익숙한 구장이 아니다. 정규리그에서 통산 2번 등판해 모두 6이닝 3실점했다. 바람과 공기 저항이 거의 없는 만큼 홈런도 3개나 내줬다. 올해 8승1패 평균자책점 2.30을 찍은 삿포로돔과는 달랐다.
한번 당했던 한국 타자들도 이를 갈고 있다. 지난번의 아픔과 전력 분석을 통해 오타니 공략법들을 숙지했다. 오타니가 강력한 투수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러나 올해 15승5패를 거뒀던 만큼 난공불락은 아니다. 과연 한국 타자들이 일본 언론의 지적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