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이후인 지난 16일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내놓은 발언으로, 그는 "이런 것이 선진국의 공권력"이라고 추켜세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민중총궐기'를 불법 정치 집회로 규정한 뒤 "이들이 나라를 마비시키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만큼 치안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법 집행에 직을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주말 도심 대규모 집회 이후 여당이 연일 강성 발언을 내뱉고 있다.
국정화 교과서 반대 여론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신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모습이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집회 다음날인 15일 "집회 내에서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구호도 나왔다"며 "집회의 배후세력을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 등을 놓고 검찰과 각을 세웠던 경찰도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불법폭력시위 대응 TF팀'을 꾸린 경찰은 개인은 물론, 개인이 소속된 단체에 대해서도 엄정 수사하겠다는 계획이다.
급기야 간첩·용공세력 수사에 특화된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언론사에 전화해 인터뷰에 응한 집회 참가자의 신상정보를 캐묻는 일까지 벌어졌다.
야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오로지 청와대의 지시만 따르는 신 공안통치가 현실화됐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애초부터 정부는 평화적 시위를 부정하고 오로지 경찰 물리력을 동원한 강경진압만 상정했다"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국무총리로 임명하면서 우려되었던 '박근혜 정부의 신 공안통치'가 현실화 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를 계기로 테러 위험 인물의 통신 정보 수집을 가능하도록 하는 대테러방지법을 여야가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하기로 해, 공안정국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는 "정부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집회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음부터 차벽을 설치하는 등 시위를 역이용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정부의 노골적인 억압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수사기관에는 최고 권력만 보이고 법과 국민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