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발언' 장동민 사과의 유통기한 왜 벌써 끝났을까?

개그트리오 옹달샘의 장동민.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방송인 정형돈의 하차가 '장동민 출연'이라는 후폭풍이 됐다.

JTBC 측은 지난 16일 장동민이 정형돈을 대신해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에 MC로 참여해 김성주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장동민은 정형돈과 KBS 공채 개그맨 선후배 사이로,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이번 객원 MC 자리를 수락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만은 않다. 이유는 명확하다. 과거 논란이 됐던 장동민의 여성 비하 및 삼풍백화점 희생자 비하 발언이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한 시청자(아이디 : rkdrl)는 시청자 게시판에 "주 타깃층이 여성 시청자 아니었냐"면서 "여성 혐오 발언을 했던 장동민이 MC로 들어온다니 당황스럽다. 어떻게 '냉장고를 부탁해'가 그 동안 사랑받았는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동민을 비롯한 개그트리오 옹달샘의 사과와 그 이후 대처가 적절치 못했다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사건 이후, 옹달샘은 비공식적인 사과를 거듭하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전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붙는 광고 업체 상품을 불매하는 운동이 벌어진 직후였다.

이들은 각기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MC를 맡아 활약하고 있었고, 당시 하차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곧 별도의 자숙 기간 없이 방송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뜻과 일맥상통했다.

또 다른 시청자(아이디 : zcb7410)는 "불매운동을 하고 사건이 수면 위에 오르고 며칠이 지나서야 공식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하차를 말할 수 없고, 개그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피해자는 여성들인데 우리는 (그런 보답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보지 않는다. 너무 불쾌하고 얼굴만 봐도 그들이 한 말이 생각 나서 화가 난다. 한 번의 말실수? 그럴 수 있겠지만 말실수라는 것을 안다면 그것을 개그 소재로 삼았어도 안되는 거였다"고 비판했다.

사건 이후로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크라임씬 2' 등 다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냉장고를 부탁해'와 이들 프로그램이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가능성'에 있다.

앞선 프로그램들은 장동민의 출연을 처음부터 내정했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경우 굳이 이 같은 논란을 무시하며 객원 MC로 장동민을 기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장동민의 이번 '객원' 출연이 계기가 돼 '고정'이 될까봐 우려하기도 한다.

'자숙 없는 사과'의 여파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공식 사과 당시에 이를 두고 '언행 불일치', '반쪽 짜리 사과' 등 비판이 잇따랐다. 세 사람의 도덕성 및 인격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일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 못한 느낌을 준 것도 사실이다.

정말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싶었다면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방송 활동을 포기했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정서적으로 논란이 된 많은 연예인들은 그런 식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져왔다.

다른 시청자(아이디 : letsbemild)는 "장동민이 무슨 하차를 했느냐. KBS 라디오 하나 하차했을 뿐"이라며 "이것 때문에 장동민의 대중적 프로그램 진출은 한 동안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동민 객원 MC 기용의 이유를 듣기 위해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과의 통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되지 않았다. 다른 JTBC 관계자는 17일 CBS노컷뉴스에 "이미 장동민 출연 분 녹화는 끝난 상태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번만 객원 MC로 출연했을 뿐, 고정 출연 계획이나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