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저지 행보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 주목적이지만 향후 지도 체제에 대한 구상도 밝힐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문이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당 내홍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는 18일 오후 광주 조선대와 광주방송(KBC)을 각각 방문해 대학생 대상 강연과 목민차지대상 시상에 나선다. 지난 9월 예산정책협의를 위해 광주를 찾은 지 76일만이다.
이번 방문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대학생 강연이 등이 목적이지만 사퇴 요구 등을 받아온 문 대표가 현 지도체제 논란에 대한 자신의 구상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야권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강연에서 문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 중심에는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인사들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문 대표가 여러 차례 언급했던 ‘문재인‧안철수‧박원순(문‧안‧박) 연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당 혁신과 총선 전략 등을 함께 추진하고 책임지는 일종에 공동지도부를 꾸리는 복안으로, 안 전 대표에게 사실상 공동대표에 준하는 위상과 권한을 준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와 가까운 복수의 관계자는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등이 공동으로 행동하고 책임지는 체제로 가자는 식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 역시 "'(문‧안‧박) 연대'라는 말만으로는 안 대표가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며 "안 대표는 자신이 지적한 문제를 (문 대표가) 진지하게 수용해 달라는 것인데 공동대표와 같은 확실한 역할과 책임을 주면 안 대표도 역할을 하지 않겠냐"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다만 "공동지도부나 공동대표 등은 최고위원 등 현재 당 지도부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한 구상이기 때문에 간단한 그림은 아니"라며 "자칫 이런 제안 자체가 안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문 대표가 구체적인 지도체제구상을 밝힐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문 대표는 또 그동안 측근들에 밝힌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고, 통합에 걸림돌이 생긴다면 다 내려놓겠지만 당내 각 계파가 공천지분을 나눠먹는 공동 선대위는 안 된다는 입장' 역시 재확인하고 공식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문 대표는 최근 호남 지역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보다 떨어지는 등 호남발(發) 리더십 위기론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의 이번 방문 배경을 두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같은 날 서울에서 신당창당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갖는 점을 감안한 '천정배발(發) 야권 지형변화 저지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광주 방문을 앞둔 문 대표는 17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안‧박 연대 구상'을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내일(18일)이 될지 모레(19일)가 될지 논의가 분분하기 때문에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광주에서 이런 입장을 밝힐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문 대표가 이런 구상을 밝히더라도 최고위원 등 현 지도부의 사퇴가 전제돼야 하는데다 안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지 역시 불투명해 야당 지도체제 개편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거취 등을 포함한 야권 개편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잠정 연기하고, 문 대표의 입장 발표를 지켜본 뒤 입장을 다시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