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정 연기되는 與 '공천 룰'…眞朴 복귀후 결판?

김무성 주도 공천위 조기 구성 무산되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의 내년 4월 총선 '공천 룰(rule)' 결정이 친박(親朴·친박근혜)계와 비박(非朴·비박근혜)계 간 주도권 다툼 때문에 무한정 연기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방식을 제안하면 친박계가 반대에 나서 논쟁 끝에 결정이 미뤄지는 패턴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양상이다.

김 대표는 16일 공직 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천위) 조기 구성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친박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만을 노출하는 결과를 또 연출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치신인 배려'에 대한 당내 요구가 빗발치자, 신인과 현역 의원이 지역구의 당원 명부를 공유하게 하자는 대안이 나왔다. 공천위는 명부 공유를 위해 필요한 기구로 제시됐다.

공천위 구성 문제가 제안되자, 서 최고위원은 "느닷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펄쩍 뛰었다. 아직 공천 룰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공천위부터 구성되면 순서를 건너뛰는 것이란 반발이었다.


앞서 지난 9월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전화번호 여론조사를 활용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합의했다.

청와대 측에서 문제제기가 있었고, 친박 의원들도 대거 반대에 나섰다.

당시 코너에 몰렸던 김 대표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공천 룰 논의를 위한 당내 특별기구 구성이다.

하지만 막상 기구를 꾸리려고 보니 구성원이 문제가 됐다. 김 대표는 황진하 사무총장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친박계는 '공정성' 문제를 들어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김 대표는 결정을 연기했다.

안심 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에 이어 계파 간 완충장치로 고안된 당내 특별기구까지 김 대표의 제안은 번번이 친박계가 장악한 최고위원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공천위 조기 구성 문제 역시 친박계의 반대에 결국 결정을 미루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와 친박계와 끊임없이 다투는 배경에는 경선에 참여할 일반 국민 참여 비율과 우선 추천제, 현역 의원 컷오프(cut off·예비 경선) 등의 난제가 놓여 있다.

친박계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할 여지가 큰 당원 참여 비율 확대와 전략공천, 컷오프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향식' 공천을 내세운 김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비공개회의 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와 만나 "왜 사전에 나와 상의치 않고 공천위부터 띄우려 하느냐"고 되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의 이해관계가 관철되지 않았다'는 불만의 표시라고 해석된다.

당 안팎에서는 반복되고 있는 김 대표의 '치고 빠지기'와 친박계의 '딴지 걸기'는 향후 거세게 맞붙을 공천 전쟁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 룰을 놓고 벌이는 싸움은 그 심각성이 과대 해석된 측면이 있다"며 "예산국회 뒤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진박(眞朴·진실한 친박)'이 복귀해야 제대로 한판대결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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