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선거 때 집값 상승 공약한다
-집값 빨간불, 한꺼번에 훅 빠질 가능성
-임차인들, 정부에 전월세상한제 요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뉴스쇼가 월요일에 마련하는 코너, 뉴스게임, 통찰력으로 뉴스의 미래와 행방을 예견해 보는 시간입니다. 11월 뉴스 게임에서는 경제 분야의 현안들을 예측하고 있는데요. 어려운 경제 얘기를 정말 쉽고 명쾌하게 풀어주시는 분, 오늘도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정태인 소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태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주에 첫 출연 이후에 반응이 어땠습니까?
◆ 정태인> 경제위기가 온다고 하니까. 그것도 쉬운 얘기로 아무래도 글로 쓰는 것보다는 방송으로 하면 직설적으로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동안 경제위기가 온다는 글을 많이 썼는데 방송 한 번이 더 큰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집값 이야기로 가죠. 도대체 전월세 어디까지, 언제까지 뛸 것인가? 차라리 무리해서라도 지금 매매를 해야 되는 건가? 아니, 무리해서 집 사놨더니 집 값이 더 떨어지면 어떻게 하냐? 이런 얘기들 요즘 많이 하거든요. 집값이 내릴 거라는 전망이 요새 슬슬 나오는데 우선 이건 어떻습니까?
◆ 정태인> 내린다는 전망은 굉장히 오래됐죠. 한 2006년, 2007년 전부터 내린다고 했는데 실제로 내려갔고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들어서 사실 집값 올리기 정책이 유일한 경제정책이라고 할 수 있고. 그게 성공을 했어요. 그래서 최근에 서울, 경기 지방은 집값이 올랐는데 더 이상 오르기는 굉장히 힘들다는 거죠.
오르게 만든 게 뭐냐하면 LTV, DTI 라고 집값의 일정 퍼센트 이상은 못 빌려주게 했는데 그걸 풀었고요. DTI는 소득의 일정액 이상은 못 빌려주게 했는데. 이게 참여 정부 때 2005년 11월에 도입을 했는데 이제 이게 풀렸고요. 이자율도 낮아지니까 사람들이 마지막 기회 아니냐고 해서 집을 사기 시작했고. 그게 더 이상 올라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금융 자체가 위기에 빠지면 금융이 그렇게 돈을 대 줄 수 없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정태인> 금융위기라고는 하는 건 돈을 쉽게 빌려줬다가 회수할 때 일어나는 것인데. 그래서 우리나라가 지금 금융위기 직전에 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집값이 오르기는 어려울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난주에 당정 협의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가 됐거든요. 집값은 안 떨어질 거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 예측은 잘못된 것이라고 보세요?
◆ 정태인> 그때까지 정부가 어떻게든 붙잡아놓겠다는 얘기죠. 이상하게 서울에서는 집값이 올라간다고 해야 지지를 얻어요. 2008년 총선 때를 기억해 보시면 그때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당이었죠? 똑같았어요. 특목고 유치, 그 다음에 뉴타운 재개발 이게 똑같았거든요. 결국은 집값이 오르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있었기 때문에 선거에서 바로 집값을 떨어뜨리는 공약은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 김현정> 그렇군요. 하지만 정태인 소장이 보시기에 집값은 지금 오를 만큼 올랐다, 떨어질 일만 남았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정태인> 그건 제 집이 그랬었으니까. (웃음) 제가 5년 전에 집 팔았거든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웃음)
◆ 정태인> (웃음) 그래서 한동안은 마누라한테 많은 칭찬을 받았어요. 집값이 떨어지고 사려고 하는데 또 못 사게 하니까 이중으로 칭찬을 받았는데 이제 들썩거리니까 이게 집사람이 불안한 거죠.
◇ 김현정> 지금 집 파시는 분 입장에서 집값 떨어질 거라고 얘기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 정태인> 아니에요. 그러면 저도 불안하니까 전셋값이 무지하게 올랐거든요. 저는 30% 올랐어요. 그러니까 집을 사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집사람도 하는데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아니라고 보세요.
◆ 정태인> 버틸 수 있으면 1년 더 버텨야 합니다.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집값이 훅 떨어지면 무조건 좋은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 사실은 집값이 한 번에 훅 떨어지면 이게 우리 경제 전체로 봤을 때는 상당히 좋은 게 아닌 거죠.
웬만하면 이게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안 팔다가 마지막에 어쩔 수 없이 팔게 되거든요. 원리금 상환할 때요. 그러면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폭락을 하거든요. 폭락을 하면 은행이 위기에 빠지게 되고 자금경색이 되니까 다른 산업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서 집값이 서서히 빠지는 것은 좋은데 한꺼번에 빠지기 쉬우니까 어느 정부도 폭락하는 건 막으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우리 상태는 연착륙, 서서히 건전하게 빠지는 겁니까? 아니면 훅 떨어질 위험도 있는 겁니까?
◆ 정태인> 그러니까 천천히 빠질 수 있었는데 그걸 갖다가 무리하게 지금 정책을 올려놨기 때문에 그게 안 된다 싶으면, 특히 경제가 나빠지면 사람들 소득이 안 될 거 아니에요. 원리금을 갚는데 소득이 못 따라가면 그 다음부턴 확 빠질 수 있죠. 지금 그런 위험한 상태에 빠지는 겁니다.
◇ 김현정>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확 떨어지지 않고 연착륙, 건전하게 떨어지려면요.
◆ 정태인> 유일한 건 정부가 집을 사주는 겁니다. 돈을 계속 빌려줘야 하는데 금융권이 그걸 못한다면 정부가 돈을 빌려주든지 아니면 정부가 집을 사는 건데요. 예를 들어 국민연금 같은 돈으로 사서 노인들한테 다시 주고 혜택을 주면 되니까요. 그러니까 그런 돈을 빌려주는 게 지금 무리이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가 집이 폭락할 때마다 집을 사서 서서히 떨어지게 하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 김현정> 그걸 할까요? 우리 정부가? 지금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 부분?
◆ 정태인> 그거라도 동원을 할 텐데. 정권이 안 바뀌면 지금 힘들겠죠. 정권이 안 바뀌면 계속 우리는 요구할 것이고, 박근혜 정부와 같은 정부가 또 들어선다면 그리고 그게 힘에 부치면 정말 폭락이 일어날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집값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얘기로 먼저 시작을 했는데. 소장님, 전월세가 지금 미친듯이 오르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복합적이겠습니다마는 그 중 하나가 집을 조금 무리해서라도 사려면 살 수도 있는 사람들까지 지금 다 전월세를 사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집값이 더 떨어질까 봐.
◆ 정태인> 지금은 아니죠. 지금은 뭐냐면 최경환 부총리 정책이 일단 집값을 올린다였고, 집값을 올리려면, 방법은 돈을 빌려주는 수밖에 없어요. 사실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어려웠던 게 뭐냐하면 건설경기로 이제 경제를 살리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공급이 늘어나잖아요. 그러면 가격이 떨어져야 되는데 그걸 동시에 올려야 돼요.
그러면 뭔가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돈이 없으니까 돈을 빌려주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제 집값이 그래도 안 오르니까 전셋값이 계속 올라갔거든요. 원래 집값이 떨어지면 전셋값도 떨어져야 해요. 집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자니까 옛날에 집값이 1억, 2억 올라갈 때는 사실 굉장히 관대했어요, 전세에 대해서. 그런데 보통 집값이 안 오르게 되면 그것을 갖다가 전셋값으로 보충하려고 하니까 전셋값이 폭등을 했거든요.
◇ 김현정> 지금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매매 가격 대비 아파트 가격이 73%.
◆ 정태인> 경기도에서는 100% 가까이 되는 곳도 있고요. 그렇게 되려면 차라리 사는 게 낫다. 바로 그 시점에서 금리를 떨어뜨리고 집값 대출을 해 줬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집값도 들썩이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전월세 사는 사람들은 하여튼 이게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 오를 건가. 아까 2년 만에 30% 올랐다고 했죠. 저희 뉴스쇼 관계자 중에 한 분은 누구라고 실명을 안 밝히겠지만. 이분은 2년 만에 50%를 더 달라고 하더랍니다.
◆ 정태인> 굉장히 좋은 데 사시는 거군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꼭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래서 결국은 집 평수를 줄여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 정태인> 그러니까 장기적으로 보면 조금 전에 그분처럼 집 평수를 줄이잖아요. 결국 넓은 평수는 살 사람이 없을 것 아니에요. 들어올 사람이 없을 텐데. 거기에서 또 떨어지게 되어 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고 전세자금도 대출해줘서 들어가려고 하고. 사실 이사하는 게 싫거든요. 저도 그냥 올려달라는 대로 빌려가지고 지금 메꿔놨거든요.
◇ 김현정>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죠.
◆ 정태인> 보통 500만원의 이사비용이 드니까, 부대비용까지 하면 1000만원 가까이 드니까. 그걸 이자율로 환산하면 굉장히 큰돈이에요.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대로라면 집값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다라는 말씀이고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집을 무리해서 사기보다는 더 전세로 어떻게든지 좀 버텨보려고 할 것이고. 그럴수록 전세는 더 품귀현상이 날 것이고. 그렇죠? 주인들은 금리가 낮으니까 전세보다는 월세로 계속 돌리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 또 전세는 더 품귀 현상. 이 상황에서 정부가 어떻게 좀 풀어줘야 됩니까?
◆ 정태인> 사실은 이제 월세로 가야 한다고 봐야 됩니다. 전세라고 하는 것은 고도성장기에만 가능하고, 서울로 계속 인구가 유입되고 또 하나는 돈을 받은 사람이 굴릴 데가 있어야 하거든요. 지금까지 이자율이 낮고 투자할 데도 별로 없으면 전세로 받는 것보다는 월세로 받으려고 하거든요. 특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사실은 임대료를 올리는 거거든요. 월세로 가되 월세가 올라가는 건 사실 막아야 됩니다. 왜냐하면 시장에만 그냥 맡겨놓을 수 없는 게, 집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한테는 엄청난 세력 차이가 있는 거죠.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권력처럼요.
◇ 김현정> 엄청난 갑을관계죠.
◆ 정태인> 권력관계가 있으니까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을 허용하는 것처럼. 그래야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진다고요. 그러니까 마찬가지로 임대차, 임대인들을 보호하는 임대인이 아니라 집 빌리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그런 정책, 전월세 상환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도입이 되어야죠.
◇ 김현정> 임차인들을 위한 보호 장치. 그런데 전월세 상한제 얘기가 막 나왔을 때 정부 여당에서는 왜 이걸 못 했냐하면 전월세 상한제. 월세, 전세 올리는 폭을 제한한다고 선언을 해놓으면 그 법이 시행되기 전에 그 유예기간 동안 주인들이 엄청나게 올려버릴 것이다, 그런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시행 못한다, 이런 논리 때문에 막혔어요.
◆ 정태인> 한 번이죠. 처음에 한 번 그럴 수 있는데 그거조차도 여러 가지로 막을 방법이 있는 거고. 제가 요새 주목한 것은 나성린 의원이 있어요. 이 분 진짜 시장주의자고. 그야말로 부동산 시장을 내버려야 한다는 분이 전월세 상한제 도입하자고 했었어요.
◇ 김현정> 나성린 의원조차도?
◆ 정태인> 왜냐하면 본인이 사는 집에서 1억원 올려달라고 했대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분 전세 사시는데. 이 정도로 심각한데.
◆ 정태인> 1억원을 한꺼번에 올리는 건 힘들거든요. (웃음)
◇ 김현정> 어마어마한 일이죠. 그런데 그런 일이 너무 많다는 거죠, 서울에서는.
◆ 정태인> 지금은 그렇게 하는 거죠. 그래서 이자율이 떨어진 만큼 전세액을 늘려서 그걸 가지고 보충을 하는 거거든요,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태인 소장께서 뉴스게임 예측. 정리를 해 보자면 뉴스게임이니까 예측을 해야 되는데요. 지금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는 게 옳습니까, 아닙니까? 여기에 대한 청취자의 문자에 대한 답변은?
◆ 정태인> 안 사는 게 좋습니다.
◇ 김현정> 안 사는 게 좋다. 전월세난으로 허리가 휘는 청취자께 조언 한 말씀을 주신다면.
◆ 정태인> 전월세 상한제 같은 그런 보호 조치를 도입하라고 정부에 요구를 해야 합니다.
◇ 김현정> 요구를 조금 더 강력하게.
◆ 정태인> 특히 이 지배에 관련된 부분은 시장에 맡길 수 없는 거거든요.
◇ 김현정> 오늘 청취자 분들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특히 전세, 월세 사시는 분들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노동자들이 마치 노동조합 마련해서 권리를 주장하듯이 이제 전월세 우리 세입자들도 뭔가 좀 뭔가 좀 강력하게 권리를 주장해야 되지 않겠냐는 부분이 저는 특히 좀 와닿네요. 정태인 소장님, 오늘 감사드리고요.
◆ 정태인>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다음 주는 또 어떤 경제 이야기를 해 주실지 굉장히 기대가 되는데. 제가 묻지 않고 다음 주에도 그냥 기대를 하겠습니다. (웃음) 오늘 고맙습니다.
◆ 정태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태인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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