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3, 텍사스 레인저스)의 올해 전반기는 최악이었다. 4월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타율 2할2푼1리에 그쳤다. 그런 추신수가 7월2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사이클링 히트와 함께 반등했다. 이후 타격감을 찾은 추신수는 타율 2할7푼6리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9~10월에는 타율 3할8푼7리, 출루율 5할에 총 46안타와 30득점, 23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내며 텍사스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추신수는 1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말을 하는데 시즌이 끝나고 정말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는지 생각을 해봤다"면서 "개인적인 것보다는 팀이 우승을 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초반에 너무 안 좋아서 올해는 정신적으로 많이 배웠던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클링 히트가 반등의 계기가 됐다. 특히 마지막 3루타로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하는 순간, 1루에서 3루까지 뛰는 짧은 순간에 전반기 부진이 머릿 속을 스쳐갔다. 게다가 아시아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20홈런-20도루를 했을 때도 아시아 최초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사이클링 히트도 언젠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시아 최초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3루타를 치고 1루에서 3루로 갈 때 7초 밖에 안 되는 시간인데 전반기 힘든 기억들이 모두 지나갔다"고 활짝 웃었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친구인 이대호(33)와 오승환(33), 박병호(29), 손아섭(27) 등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여기에 최지만(24, 시애틀 매리너스), 이학주(25, FA) 등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다.
추신수는 ""대호는 2~3년 전에 왔으면 했는데 조금 아쉬웠다. 오면 잘 할 것 같다. 박병호는 홈런을 쉽게 잘 친다. 한국 야구 수준이 낮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지만도, 이학주도, 또 류현진도, 강정호도 마찬가지다. 나도 수술을 한 경험이 있다. 힘든 시간이지만, 두 발을 더 뛸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이겨내면 또 다른 기회가 온다. 포기하지 말고, 운동을 열심해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제 추신수의 목표는 팀 성적이다. 올해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더 큰 무대를 밟고 싶은 것이 추신수의 목표이자 꿈이다.
추신수는 "내년은 정말 기대가 된다. 다르빗슈 유가 돌아와 콜 해멀스와 1~2선발로 뛴다. 불펜도 트레이드로 좋은 투수를 2명(제이크 디크먼, 샘 다이슨)을 데려왔다"면서 "시즌 전에 선수들 부상만 없다면 정말 기대가 되는 시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