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이 차를 타고 들어와 서 있는 자리에서부터 저수지 언저리 도로변까지 약 300미터 거리의 땅에는 이미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바닥이 드러난지 꽤 오래됐다는 뜻이다. 물 위에 떠있어야 할 낚시좌대도 상당수가 저수지 바닥 위로 올라앉아 있었다. 낚시꾼이 찾지 않아 썰렁한 좌대가 저수지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정부는 급한 대로 4대강 가운데 하나인 금강(공주보) 물을 끌어와 예당저수지에 채우는 공사를 승인했다. 장장 31㎞의 도수관을 설치하는데 모두 988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가뭄대비 예산이 뒤늦게 투입되기 시작했지만, 지역 농민들은 여전히 시름을 놓을 수 없다. 당장 이듬해 봄 농사에 쓸 물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산군 대흥면 이복수 이장은 "당장 봄 농사때 쓸 물이 급한데 공사를 2년 씩이나 걸려서 하면 너무 늦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게다가 금강 물을 끌어오더라도 저수지 주변지역 농민들은 사용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양수장 등 관개시설이 부족해, 물이 방류되는 수문 하류 쪽 지역만 저수지 물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금강 물을 끌어와 저수지가 채워진다 하더라도, 저수지를 코 앞에 두고도 자기 논이 타들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농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저수지를 앞에 두고도 그 물을 쓸 수 없는 심정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도수로를 건설하면서 양수장 같은 시설도 추가로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양수장 설치 등 후속 조치가 없으면 넘치는 저수지 물도 이들 농민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