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올라온 글을 통해 올해 수능에 관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웬만해서는 뜻을 알 수 없는 신조어들이 등장한다.
총 1천350회 리트윗된 '독극물 탄 물'은 알아채기 비교적 쉽다. 말 그대로 물에 독을 탄 듯 벌컥벌컥 쉽게 마실 수 있는 '보통 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동안 정부는 대입을 위한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 '쉬운 수능' 기조를 공공연히 강조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올해 시험도 '물수능'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가자 '독극물 탄 물'이라고 풍자한 것이다.
1천 92회 리트윗된 '아이스볼트도 물, 블리자드도 물'에 가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두 단어는 게임에서 쓰이는 공격 기술로, 사전적으로는 각각 '얼음화살'과 '눈보라'를 의미한다.
얼음화살과 눈보라도 모두 '물'로 만들어졌지만 일반적인 물이 아니듯 이번 수능도 마냥 쉬운 '물수능'이 아니었다는 것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다음소프트의 지난해 수능 분석 결과를 보면 '극혐'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극도로 혐오한다'는 말의 줄임말인 '극혐'은 지난해 수능일인 11월 13일 하루 동안 블로그(1천79건)·트위터(1만1천910건)에서 국어영역의 연관어로 총 1천175회 언급됐다. 이에 비해 '어렵다'의 동의어인 '까다롭다'는 684회 언급되는 데 그쳤다.
"오늘 수능 후기: 진짜 국어B형은 '발암'이었다. 비문학 지문 최고 힘든 파트 잘도 모아놨네. 그리고 고전 극혐"(트위터아이디 '과제로****')은 지난해 총 1천479회 리트윗 될 정도로 널리 퍼졌다.
다음소프트 관계자는 "'어렵다', '쉽다' 등 표준어도 분석 순위 상위였지만 청소년들이 '극혐'과 같은 신조어들을 많이 쓰고 있어서 이 단어도 문맥상 '어렵다'는 범주에 넣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