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문·안·박 희망스크럼' 거부…"손만 잡으면 살 길 열리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12일, 야권 내 대권주자 협의체인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희망스크럼에 대해 "세 사람이 손을 잡으면 된다는 건데 무조건 손만 잡으면 우리 당의 살 길이 열리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문·안·박 희망스크럼을 통해 당내 갈등 등 위기상황을 돌파하고자하는 문재인 대표의 구상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대에서 진행한 '국민멘토 안철수의 희망멘토링' 강연에서 "어떤 분이 문·안·박 연대란 말씀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세 사람이 손을 잡아서 정말로 거대한 쓰나미를 막고, 땅에 떨어진 야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이 너무 엄중해서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더 이상 문제해결을 하기 힘들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제가 요구한 10가지 혁신안에 대해 문 대표가 답을 하지 않고는 연대 이야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힌데 이어 문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문·안·박 연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내년 총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안 전 대표는 "지금상태로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안정당으로 신뢰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정부여당이 100점 만점에 10점 밖에 못 받지만, 야당은 10점도 못 받는다고 국민이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는 "2달 전부터 어떻게 하면 신뢰를 받을 수 있는지, 혁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을 했었다"며 "그런데 이후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가 말씀드린 부분(10가지 혁신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들고 나왔을 때 싸울 것은 싸우고 고칠건 고치자고 했지만, 국정화 교과서 때문에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비판하지 말라는 당내 비판도 나왔다"며 "그러나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국민은 갈수록 많아지는 데 우리 당의 지지도는 더 떨어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심판론' 발언에 대해서는 "야당이 얼마나 허약하면 대통령이 선거개입에 가까운 말씀을 하실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했다.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박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는 의미다.

강연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는 비주류 측에서 제기한 문 대표의 2선 후퇴론에 대해서는 "저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당의 큰 변화가 있어야지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현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계속 해오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문 대표에게 필요한 결단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 혁신과 관련된 구체적 요구를 했다. 혁신 논의의 물꼬를 트자는 것 이었다"며 "어떤 것은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어떤 것은 힘드니깐 다른 이런 방법은 어떠냐, 등의 논의를 통해 논의가 진전 돼야하는 시점이라고 본다"며 자신이 내놓은 10가지 혁신안에 대한 문 대표 측의 답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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