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201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나온 이화외고 이승연(18) 학생의 말이다. 수능은 끝났지만, 14일부터 수시모집을 위한 서울 시내 대학 논술고사와 면접평가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은 '논술전쟁'에 뛰어들었다.
고려대와 서강대를 비롯해 12개 대학이 이날 오전부터 진행하는 논술고사·면접엔 약 11만 4천명이 응시할 예정이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와 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2016년도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모두 28개 대학으로, 1만 5349명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2천여명이 줄어든 수치다.
반면, 건국대나 서울시립대 등 수능 최저학력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가 증가해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은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학생은 논술고사·면접에서 만회할 기회를 얻는다.
혼자서 논술을 준비하고 있는 이화외고 정연주(19) 학생도 "학교별 특징에 따른 기출문제 중심으로 한 번씩 써볼 것"이라며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면서 마지막까지 논술 준비를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학원들도 막판 총력을 기울이는 학생들과 발맞춰 단기 논술반을 개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종로학원은 100여명의 논술강사를 투입해 13일부터 논술대비 단기 특강반을 개강할 계획이다.
종로학원 김명찬 평가연구소장은 "현재 2500명 정도가 수강신청을 했다"며 "사전채점이 끝난 금요일이나 다음주쯤 학생들이 더 많이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동에 있는 프라임리더스 논술학원도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대학별 단기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15~20개 반을 개강하는 등 다음주까지 논술학원의 모든 인력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에게 수능 이후 남은 시간은 짧으면 이틀, 길어야 일주일. 입시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해야 하는 만큼 효율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종로학원 김세영 진학상담실장은 "최근 2~3년 사이에 논술문제가 교과 범위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목표하는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와 올해 공개된 논술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프라임리더스 논술학원 권호걸 원장은 "성균관대의 경우 10년 동안 동일한 유형을 출제하는 반면, 고려대는 2014년도 문제와 2015년도 완전히 다르게 나왔다"며 "대학마다 출제경향이 달라진 곳이 있는 만큼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자기 생각을 서술하는 문항 대비에만 몰두하는 경향 있는데, 의외로 요약·정리 부분에 약한 학생 많다"며 "요약·정리 문항은 답이 정해져 있는 편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