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수능이 치러진 서울 풍문여자고등학교 앞은 이른 아침부터 선배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후배들의 응원전으로 열기가 가득했다.
학생들은 속속 입실하는 선배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며 8시 10분 교문이 닫히기 전까지 자리를 지켰다.
'재수 없어'라는 피켓을 들고 선배들에게 귤과 사탕을 나눠준 후배들은 "언니들 시험 잘 보세요"라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고사장에 입실한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응원에 미소를 지으며 긴장을 풀었다.
응원 나온 후배들과 선생님을 본 한 수험생은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화여고 양은정(18)양은 "후배들이 응원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덕분에 떨지 않고 열심히 시험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과 함께 나온 일부 학부모들은 고사장 문이 닫힌 후에도 쉽사리 발을 떼지 못했다.
풍문여고 교문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던 최진숙(43·여)씨는 "아이가 떨리는지 '엄마 나 잘할 수 있을까' 하면서 울먹울먹했다"며 "기도 많이 해 달라고 해서 마음속으로 응원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사장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도 후끈한 응원 열기 속에 수험생들은 각 시험실로 입장했다.
임은하(19)양은 "같이 고생한 친구들을 원하는 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며 "재수 없다!"는 각오를 밝혔다.
재수생 지은서(20·여)씨도 "긴장되지만 잘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수험생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부리나케 교실로 향했다.
입실 마감 직전, 학부모에게 신분증을 전달받은 경찰이 학생의 이름을 외치며 학교로 뛰어들어가는 풍경이 보여지기도 했다.
한편 황우여 교육부 장관도 수험생 격려에 나섰다.
오전 7시 40분쯤 이화여자외고를 찾은 황 장관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한다면 다들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전국 85개 지구 1천 212개 고사장에서 63만여명이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며 오후 5시 제2외국어영역과 한문 영역을 끝으로 일정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