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출제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올해 수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6월과 9월 두차례의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학교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고자 했다"며 "이 과정에서 수험생들의 모의평가대비 학습향상정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쉬운 출제' 기조에 따라 올해 역시 '물수능'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B와 영어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 9월 모의평가도 국어A·수학B·영어의 경우 만점 받아야 1등급이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예상 정답률 20%~30% 정도 되는 난이도를 가진 문항들도 과목별로 2~3 문항, 많게는 4~5문항까지 있다"며 "당연히 변별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역과목별로 문항수를 기준으로 70%수준에서 EBS수능 교재 및 강의내용을 연계해 출제했다"며 "개념이나 원리, 지문이나 자료, 핵심제재나 논지 등을 활용하는 방법, 또 문형을 변형 또는 재구성 하는 방법 등이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영어 영역에서는 이른바 '지문 암기' 폐단을 없애기 위해 EBS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주제와 소재 등이 유사한 다른 지문이 활용됐다. 이 위원장은 "비교적 쉬운 단어와 문장 등을 활용해 지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영역들은 각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사고력 중심의 평가'가 되도록 출제됐다.
출제위원단은 매년 끊이지 않는 문항 오류를 없애는 데도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식 위원장은 "신설된 검토위원장이 주관하는 문항점검위원회를 통해 문항의 오류가능성을 중점 점검했다"며 "평가위원 증원을 통해 교사 중심으로 이뤄진 검토위원의 전문성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의 최종 정답은 17~23일 이의심사 절차를 거쳐 오는 23일 오후 5시 확정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영수 원장은 "최종 정답이 확정된 이후 채점이 시작돼, 개인별 성적표는 다음달 2일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번 수능 출제와 인쇄는 지난 10월 10일부터 이날까지 약 34일간 이뤄졌다"며 "출제진 약 500여명과 관리팀 약 200여명이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능엔 63만 1187명이 응시했으며, 전국 89개 지구 1212곳 시험장에서 오후 5시까지 치러진다. 이 가운데 맹인 수험생을 비롯한 912명의 특별관리대상자는 오후 8시 43분까지 수능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