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5부(김상준 부장판사)는 박씨의 뇌 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이화여대 뇌인지과학연구소에 사이코패스 정신병질 감정을 의뢰했다고 9일 밝혔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어릴 때 사고로 오른쪽 눈을 다쳐 의안을 하고 있다고 말해 눈 바로 뒤에 있는 뇌 부분인 안와기저부도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뇌를 촬영하며 여러 가지 질문과 사진을 제시했을 때 박씨의 뇌가 반응하는 양상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재판부는 이같은 분석을 통해 박씨의 뇌가 일반인의 뇌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상황이 범행을 유발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양형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전문의를 통한 문답형 정신감정이 아니라 뇌영상을 직접 재판에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법원은 "반성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범행 뒤 태연히 성매수를 하는 등 죄의식이 결여된 것으로 보여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자신의 주거지에서 동거녀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에 대해 박씨는 1심부터 항소심까지 동거녀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