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는 예상보다 더 무서웠다. 이제 스물한 살의 나이. 하지만 최고 구속 161km의 강속구와 140km대 변화구는 위력적이었다. 한국이 6이닝 동안 오타니에게 뽑아낸 안타는 고작 2개(4사구 2개)였다. 탈삼진만 10개를 내주며 오타니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졌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오타니가 올해 가장 빠른 161km를 던졌다"면서 "오타니가 10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한국을 어린이 취급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투수가 힘으로 한국을 눌렀다"고 오타니의 호투를 극찬했다.
스포츠호치 역시 "오타니가 세계 무대에서 기량을 발휘하려는 한국 타선을 굴복시켰다"면서 "오타니의 강속구가 꽂히는 소리가 삿포로돔에 울려퍼졌다"고 전했다.
한국은 5회초 박병호(넥센)의 2루타와 손아섭(롯데)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오타니에게 만든 유일한 찬스였다. 하지만 이후 타선이 무기력했다. 허경민(두산)을 시작으로 강민호(롯데), 대타 나성범(NC)이 차례로 삼진을 당했다.
스포츠호치는 "유일한 위기였던 5회초 무사 1, 2루에서 3연속 삼진을 잡았다"면서 "한국 선발 김광현(SK)은 2회말 같은 장면에서 2실점했다. 에이스의 차이였다"고 강조했다.
오타니에게는 복수였다. 오타니는 2012년 18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5위 결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7이닝 2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지고 싶지 않았다. 어제부터 긴장하고 마운드에 올랐다"면서 "5회 위기에서는 3명 모두 삼진으로 잡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10탈삼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나루세 요시히사(야쿠르트 스왈로스) 이후 일본 국가대표 투수로서는 처음이다. 고쿠보 감독 취임 후 최다 탈삼진은 2013년 11월 마에다 켄타(히로시마 도요카프)의 8개.
당연히 메이저리그의 눈도 쏠리고 있다. 이날도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해 7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모였다.한 스카우트는 "92마일(약 148km) 포크볼은 좀처럼 보기 힘든 숫자"라면서 "오타니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놀라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