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부 일본 언론들은 이대호의 도전을 폄하하고 있다. 자국 리그 일본시리즈 MVP에 오른 선수를 깎아내리고 있다.
일본 겐다이는 8일자에서 '강속구에 약하다, 이대호 메이저리그 이적이면 현 연봉의 4분의 1'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했다. 이대호의 약점을 과대포장하면서 MLB 도전이 비현실적이라고 매도했다.
이 매체는 "이대호는 1루밖에 지키지 못하고 다리도 늦다"고 운을 뗐다. 이어 "MLB 1루수나 지명타자는 한 시즌 최하 30홈런이 필요하다"면서 "이대호는 한국에서는 2010년 44홈런을 쳤지만 일본에서는 올 시즌 31홈런이 최다인 데다 테라스 설치로 좁아진 (홈 구장) 야후오크돔에서 간신히 이뤄 왠지 초조하다"고 전했다.
MLB 전문가의 비평도 실었다. 스포츠 평론가 토모나리 나치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대호의 타격폼에 딴지를 걸었다. 이 인사는 "이대호는 타격시 왼발을 크게 올리는 특징이 있는데 빠른 공에는 대응할 수 없다"면서 "일본에서 50홈런을 친 마쓰이 히데키(은퇴)도 MLB의 구속에 고전한 끝에 2004년 31개가 최다였는데 그렇다면 이대호는 겨우 15~20개밖에 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이대호의 연봉도 현재의 4분의 1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모나리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텍사스라면 이대호를 영입할지 모른다"면서 "텍사스는 프린스 필더, 미치 모어랜드 등 지명타자 후보가 왼손이라 오른손 거포를 구하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곧이어 "그럼에도 이대호는 3번째 지명타자 후보"라면서 "계약해도 연봉은 겨우 100만 달러(약 11억 원)이 될 것"이라고 호된 전망을 내놨다. 이 인사는 "소프트뱅크와 같이 5억 엔(약 47억 원)을 주는 구단은 MLB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대호의 나이도 걸림돌이라는 의견이다. 겐다이는 "어떤 파워 히터라도 MLB에서는 35세를 경계로 평가가 떨어진다"면서 "마쓰이도 뉴욕 양키스에서 방출된 게 35세의 2009년 오프시즌이었다"고 주목했다. 이어 "이대호는 벌써 33세로 MLB는 '좁은 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일본에서 4시즌 동안 570경기 타율 2할9푼3리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올해 일본시리즈에서는 타율 5할 8안타 2홈런 8타점으로 MVP까지 오르며 일본 최고 외인으로 우뚝 섰다. 그럼에도 일본 언론들은 자국 리그를 떠나는 데 대해 심기가 꽤 불편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