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주인공 문성곤 "첫 득점, 덩크로 할 수 있었는데"

프로 데뷔 3경기 만에 첫 득점을 성공시킨 문성곤. 안양은 축제 분위기가 됐다 (사진 제공/KBL)
마치 우승이라도 한 줄 알았다. 프로농구 부동의 1위 팀 고양 오리온을 잡아서? 아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포워드 문성곤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마침내 프로 첫 득점을 성공시키자 안양 KGC인삼공사의 홈 코트는 축제 분위기가 됐다.

문성곤은 7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홈 경기에서 종료 14초를 남기고 3점슛을 터뜨렸다. 3경기 만에 터진 프로 데뷔 첫 득점이다.


문성곤의 슛이 림을 가르는 순간 많은 홈 팬들이 기립해 아낌없는 박수를 건넸다. 이미 KGC인삼공사의 승리가 확실해진 가운데 팬들은 문성곤의 첫 득점을 보고 싶어했고 응원했다. 문성곤의 슛이 터지자 KGC인삼공사 선수들이나 팬들 모두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문성곤은 종료 1분41초 전, 첫 득점을 올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문성곤은 스텝을 밟아 림 왼쪽으로 파고들었다. 그 빠른 움직임에 오리온의 수비는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문성곤은 완벽한 기회에서 왼손 레이업을 놓쳤다.

문성곤은 "리바운드를 잡을 줄 몰랐다. 내가 잡고 내가 놀랐다. 너무 성급하게 쏜 것 같다"며 웃었다.

문성곤은 종료 1분여 전, 오른쪽 베이스라인에서 오픈 기회를 잡았다. 포물선이 정확하게 림을 향했지만 공은 림을 맞고 튀어나왔다. 그 순간 문성곤의 바로 뒤에 있던 팀 동료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현은 "들어간 줄 알았는데 너무 아쉬웠다"며 웃었다.

또 한번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종료 20초를 남기고 김기윤이 조 잭슨의 공을 가로챘다. 이때 누군가 공격 코트를 향해 빠르게 질주했다. 문성곤이었다.

그러나 잭슨은 공을 빼앗긴 뒤 김기윤과 부딪혔고 심판은 반칙을 선언했다. 당연히 반칙이 불려야 할 장면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안양 팬들은 아쉬움이 섞인 탄식을 일제히 쏟아냈다. 문성곤이 속공 득점을 올릴 기회가 날아갔기 때문이다.

문성곤은 "덩크를 할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웠다. 왔다 싶으면 하려고 했는데…"라며 웃었다.

문성곤은 결국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종료 14초를 남기고 정면에서 3점슛을 터뜨렸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문성곤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문성곤은 선배들의 뜻에 보답했고 팬들은 프로 새내기의 첫 득점에 열광했다.

KGC인삼공사는 오리온을 95-72로 눌렀다. 문성곤은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11분50초를 뛰어 3점 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경기 후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가 됐다.

문성곤은 "첫 득점을 올릴 기회가 많았는데 마음이 조금했던 것 같다"며 자신을 열렬히 응원한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나에 대한 기대가 크시구나 생각했다. 정기전을 빼고는 이렇게 큰 함성을 못 들어봤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이정현은 "신인이 출전 시간도 적고 해서 첫 득점이 나와야 자신감도 살 수 있을 것 같아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첫 득점이 나왔으니까 앞으로 좋아질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문성곤의 고려대 후배들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선배를 응원했다.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은 "제가 와서 넣은 거예요. 넣을 줄 알고 왔습니다"라며 웃었다. 이종현을 비롯한 후배들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문성곤에게 다가가 아낌없는 축하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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